- 르노삼성 내일부터 4일간 중단
- 쌍용차도 12일까지 가동 멈춰
- 와이어링 조달 차질 장기화 땐
- 당분간 정상 가동은 어려울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내 완성차 업체가 사실상 ‘올스톱’ 사태에 직면했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게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 현지 일부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급한 불을 끌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 정상 가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에 있는 완성차 공장을 10일 모두 멈춘다고 9일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일에도 전주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10일 공장 문을 닫는다. 다만 11일에는 현대차 울산 2공장과 기아차 화성공장이 작업을 재개한다. 12일에는 다른 공장도 문을 여는 등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은 오는 17일 재가동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1일부터 나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중국에서 부품 생산을 재개한 뒤 한국으로 부품이 들어오기까지의 시차를 감안한 결정이다. 쌍용자동차는 오는 12일까지 자동차 생산을 멈춘다. 한국GM은 재고 상황을 살펴본 뒤 생산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을 중국으로부터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연장하자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자동차의 혈관’으로 불리는 이 부품은 전선과 신호 장치를 묶는 역할을 한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특성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외국산 전체 와이어링 하니스 중 중국산이 차지한 비중은 86.7%에 달했다. 다만 중국이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중국 내 일부 공장은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6일 가동을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지 부품공장이 계속 가동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활용해 현지 정부와 협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업계가 생산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입는 피해는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가 악화돼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도 쪼그라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 자동차부품 업체는 타격이 꽤 클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일본 도요타 자동차도 중국 공장을 오는 16일까지 닫는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중국산 핵심 부품 1개의 공급이 지연돼 유럽 공장 한 곳이 최장 4주 이내에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닛산과 PSA푸조는 오는 14일까지 우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