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미디앤씨, 부산시에 제시 계획
- 협상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 커져
- 해운대 마지막 대규모 유휴부지
- 특혜 논란 해소 역부족 지적도
부산지역에 마지막 남은 대규모 유휴부지인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야적장(CY) 부지 개발을 위한 협상조협의회가 2회에 걸쳐 진행되면서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해당 부지는 부산시의 첫 지구단위계획 사전협상 지역으로 용도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금 규모를 놓고 시와 민간사업자 간 치열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민간사업자인 삼미디앤씨 측이 도로 개설 등 공공인프라 제공이라는 추가 공공기여 방안을 내놓으면서 협상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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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의 첫 사전협상 대상 부지인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야적장(CY) 항공 조감도. 부산시 제공 |
■지역사회 추가 기여 방안 논의
11일 시와 삼미디앤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일 열린 2차 협상조정협의회에서 삼미디앤씨 측은 1090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금 외에도 개발 이익의 일부를 부지 인근 도로 개설 등의 형태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삼미디앤씨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공공기여금만 내놓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도로 개설 등 시민과 지역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 이익을 최대한 환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CY 부지는 오랫동안 제 기능을 잃고 방치된 곳이다. 이런 유휴부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용도 변경 과정에서 민간사업자가 가져가는 대규모 개발 이익이 발생해 특혜 논란이 불거진다. 현재 한진CY 부지는 준공업지역인데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시설은 준공업지역보다 다양한 시설을 지을 수 있다. 무엇보다 용적률이 배 이상 높아져 고밀도 개발이 가능해 땅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한진CY 부지는 주거가 불가능한 준공업지역이다. 사전협상제도에 따라 주거가 가능한 부지로 바뀌는 것만으로 특혜를 누리게 된다”고 지적한다.
시는 이런 특혜 시비를 줄이기 위해 2016년 1월 지구단위계획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했다. 1만㎡ 이상(지난해 7월 5000㎡ 이상으로 변경) 대규모 토지를 공익에 맞게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투명한 사전 협상을 통해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주는 대신 토지 가치 상승분을 공공 기여를 받아내는 것이다.
삼미디앤씨는 준공업지역인 해당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최고 69층 아파트 4동, 레지던스 3동과 판매시설 등 모두 7개 동 3071세대(용적률 899.99%)를 개발한다. 용도 변경을 통해 부지를 개발하는 대가로 계획 이득의 52.5%인 1090억 원의 공공 기여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진CY 사전협상 속도 내나
삼미디앤씨 측이 도로 개설 등 추가 기여 방안을 제시하면 시와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면서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차 조정위원회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한진CY 부지의 유통업무시설을 폐지하는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공공부분(시, 해운대구)과 민간 부분(삼미디앤씨)에서 각각 3명의 협상단과 도시계획, 건축, 교통 분야 외부 전문가 6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다.
사전협상제 시행 4년 만에 이 제도를 통해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통한 개발이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과 부천, 광주 등은 사전협상 제도를 통해 대형 유휴부지 개발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진 부지와 마포 홍대 복합역사, 강동구 승합차고, 용산 관광버스터미널 부지가 사전협상을 거쳐 개발 중이다. 각 30% 안팎의 공공기여율로 제공된 공공 기여를 녹지나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특혜 논란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도 변경이라는 특혜 논란을 제외하고라도 개발 이익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환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공기여금으로 산정된 1090억 원은 지가 상승에 따른 계획 이득이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실 관계자는 “현행 법률상 개발 이익은 환수할 수가 없다. 개발에 따른 이익과 손해는 모두 민간사업자의 책임”이라며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사전협상제를 도입한 만큼 시민의 대표라는 책임을 갖고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삼미디앤씨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시민이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공공 기여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한진CY 부지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어떤 공공기여보다 핵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