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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사고 위험 안고 작업…안전 컨트롤타워 구성 서둘러야

부산항 안전점검 실태·개선안 발표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0-02-13 22:20:0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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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매뉴얼 부재·수칙 미준수

- 북항 75룩스·사망사고 현장 7룩스
- 조명탑 조도 낮아 LED로 교체 시급
- 컨 크레인 아래서 체결·검수 ‘아찔’
- 선석 사이 ‘피닝 스테이션’ 설치 유도

# ‘산재 지뢰밭’ 오명 씻으려면

- 해양수산청 “안전교육 프로그램 강화”
- 안전관리 우수 운영사 인센티브 도입
- 관련 기관·종사자 안전협의체 구성을
- 발의 앞둔 ‘항만 김용균법’ 통과 기대

‘항만 내 사망사고는 작업자의 안전보다는 생산성 위주의 작업 방식, 체계적인 안전매뉴얼 부재, 안전수칙 미준수 등이 부른 인재였다’. 부산해양수산청 등 항만 관련 기관 28곳이 지난달 부산항 북항·신항 내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9곳을 상대로 벌인 첫 합동 안전점검의 결론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관련 기관과 종사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안전협의체가 상시적으로 실효성 있게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쏠린다.
부산해양수산청이 안전보건공단 및 항만연수원 등과 합동으로 한 달 동안 부산항 북항과 신항 9개 컨테이너부두에서 안전점검을 벌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사진은 크레인을 고정하는 앵커 소켓에 채움목을 설치하는 방안을 점검단이 논의하는 모습. 부산해양수산청 제공
■항만구역 안전사각지대

합동 안전점검 항목을 보면 ▷일반 사항 20개(작업현장 출입자 통제, 휴대전화 사용금지 등) ▷중장비 14개(차량 속도 제한, 개인보호구 착용 등) ▷항만 하역작업장 41개(작업장 조도 확보, 안전 휴식공간, 관리감독자 배치 등)를 합해 총 75개다. 합동 안전점검팀은 먼저 컨테이너 터미널별 자율안전 점검표를 작성해 점검반에 미리 제출하고, 터미널 안전관리자 등과 문답 형식으로 진행했다. 또 터미널 내 하역현장을 방문, 작업자와 면담을 통해 작업 중 위험요소와 개선사항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현장점검이 이뤄졌다.

현장을 점검한 한국항만연수원 부산연수원 오현수 교수는 “부산항 북항이 신항보다 작업장 조도가 낮은 편이었고 부두마다 운영사 여건이 다르다 보니 예산 확보도 논의해봐야 한다. 우선 조명 교체가 시급한 곳부터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항 부두 대부분은 작업장 조도 기준인 75룩스(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룩스는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일 감만부두에서 작업을 마치고 걸어서 이동하던 크레인 기사가 항만 야적장트랙터(YT)에 치여 숨진 사고 현장의 조도 역시 7룩스 정도에 불과했다. 또 냉동 컨테이너 장치장에 작업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통로를 확보하지 않아 끼임 사고가 발생하거나 안벽 크레인을 고정하는 핀을 꽂는 구멍(소켓)을 막지 않고 방치해 야간에 노동자들이 이동하다가 발이 빠져 다칠 위험도 있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선석 간에 라싱콘(컨테이너끼리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도구)을 고정하거나 풀고, 검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공간(피닝 스테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할로겐 램프를 사용해 조도가 낮은 조명탑은 LED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우선 부산항만공사가 LED등으로 교체한 뒤 임대료에 반영, 운영사에 청구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항만공사는 안전을 임대료와 연동해 안전관리가 우수한 운영사에는 임대료를 깎아주는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현장에서 관리·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라싱(선적된 화물을 고정하는 작업), 검수, 줄잡이 등 업체는 부두운영사의 강력한 통제 아래 에 놓이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운영사들의 요청이 있어 관련 기관과 논의를 시작하겠다.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과 오른쪽 사진은 각각 조명탑 조도가 낮아 어두운 북항 부두와 리어카가 널려 있는 부두 바닥. 부산해양수산청 제공
■‘부산항 산재 지뢰밭’ 오명 이제는 벗어야

항만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일명 ‘항만 김용균법’이 발의를 앞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호(더불어민주당·해운대을)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인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항만 김용균법)’은 항만운송 사업자, 민자부두 운영자에게 안전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해양수산부와 관리청(해수청) 등에게 감독 의무를 부여하는 게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항만운송 사업장 등을 출입하며 작업장 안전사고 예방·조사를 할 수 있게 된다. 민자부두 운영자의 안전관리 및 보고 의무를 신설하고, 관리청의 감독 의무와 안전성 유지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숙련되지 않은 항만 노동자가 기계 조작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부두 내 안전관리책임자 배치를 의무화한다.

윤 의원은 이날 국제신문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항만사업자와 종사자, 해수청 등이 모두 참여하는 항만 내 안전협의체를 통해 안전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제2의 ‘항만 김용균’이 나오지 않도록 법안 통과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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