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에서 20대 청년 검수사가 컨테이너 사이에 끼어 숨진 ‘항만 김용균’ 사고(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6일 자 10면 등 보도)를 계기로 부산해양수산청 등 항만 관련 기관이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부두를 대상으로 합동 안전점검을 처음으로 벌였다. 합동 안전점검팀은 “안전보다 생산성을 위주로 한 작업 방식이 사망사고를 냈다”고 결론 지었다. 산재 위험이 도사리는 항만 내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부두(터미널)운영사가 안전관리 지휘·통제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안전보건공단 부산항만공사(BPA) 등 28개 기관과 공동으로 부산항 북항·신항 내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9곳을 전수 점검했다고 13일 밝혔다. 항만 관련 기관이 작업장 안전을 위해 8개 부두운영사, 9개 컨테이너 부두를 동시에 합동으로 모두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과 지난해 부산항에서 사망사고 8건이 발생했고, 지난해 12월에만 항만 노동자 두 명이 부산항에서 목숨을 잃었으나 산업재해 방지 조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점검 결과 북항터미널의 작업장 조도가 일부 지역에서는 7룩스(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룩스는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탑 조도 기준치는 75룩스이다. 기준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암흑지대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진행해 밤 시간대나 비가 오는 날에는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부두별 에이프런(하역작업공간) 구역은 현재의 할로겐 조명탑에서 LED조명탑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합동 안전점검팀은 “부두운영사가 항만 구역의 지휘·통제 주체가 돼 모든 출입자를 터미널의 안전통제에 따르도록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는 선사와 별도로 계약하는 라싱(Lashing·선적된 화물을 고정하는 작업), 검수, 줄잡이 등 업체는 부두운영사의 관리·감독을 따르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같은 하역 현장 안에서 부두운영사, 협력업체, 선사 관련 업체 등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데 통일된 안전 지휘 관리·감독체계가 없었던 것이다. 개당 무게 5㎏에 달하는 라싱콘(컨테이너끼리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도구)을 터미널 바닥에 쌓아두고 작업해 콘과 부딪혀 작업자가 부상당할 위험이 컸다. 또 라싱콘을 싣고 리어카로 이동할 때 야적장 트랙터(YT)와 충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항 4개 부두는 지게차가 없어 라싱 노동자와 차량 간 충돌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이 밖에 냉동컨테이너와 플랫폼 사이에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는 보행자의 안전통로도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매달 항만안전관리협의회를 통해 터미널별 개선 사항을 앞으로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