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센터 인재육성 협약하고
- 입주 조건 ‘대학·휴학생’서
- 졸업 3년 차로 완화 검토
부산지역 최초인 ‘기숙사형’ 창업지원센터가 입주생을 다 채우지 못해 5개월째 ‘미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 많은 창업지원 공간이 문을 열었지만 사무실과 주거공간까지 무상으로 제공하는 인프라는 처음이다. 하지만 홍보 부족과 까다로운 입주 조건으로 인해 청년 창업가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역의 창업 인프라에 대한 부산시의 무관심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창업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씁쓸한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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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기숙사형’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한 대학생 창업기업가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민철 기자 |
한국장학재단은 삼성그룹의 기부금을 받아 지난해 9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등 전국 5개 권역에 기숙사형 창업지원센터를 열었다. 10층 건물에 입주한 부산 센터는 3∼5층에 세미나실·멘토링실·공유사무공간을 갖췄고, 6∼10층에 2인실 주거공간을 만들어 창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다. 부산 울산 경남 소재 대학에 재학 또는 휴학 중인 학생과 대학원생이면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입주 기간은 1년이며 최장 2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기숙사와 함께 공동 주방 및 사무공간도 무료로 쓸 수 있다. 입주생은 개별 냉난방 전기요금만 부담하면 된다.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부산 센터가 지난해부터 3차례에 걸쳐 진행한 입주자 모집 결과는 ‘미달’이었다. 정원 50명 중 70% 수준인 35명만 입주했다. 같은 규모의 서울 센터에 300명의 지원자가 몰려 현재 접수를 받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산 센터 관계자는 17일 “서울을 제외하고는 다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과 대구가 비슷하고 광주·대전은 정원 대비 20~30%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입주 요건 완화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9월 기숙사에 들어온 ‘모티의 플래닛’ 김재인(28·부산대 조경학과)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친구가 많지만 재학생이거나 휴학 중인 학생만 지원할 수 있어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처음에는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판단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후 휴학생까지 허용했다. 앞으로 대학 졸업 3년 차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할 계획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청년들’의 박진명 이사장은 “부산에 창업공간이 우후죽순으로 생겼지만 이를 이용하는 청년은 증가하지 않았다. 문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문턱을 낮추고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입주하려는 청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센터와 시는 18일 맺는 ‘대학생 창업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계기로 센터를 지역을 대표하는 창업 보육 공간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시는 ▷멘토링 연계 ▷메이커 창업동아리 지원 ▷창업 아이디어대회 개최 ▷기술창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대학생 창업기업을 배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