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주주는 통매각 의견 고집
- 추진 중인 스타필드 입점 차질
- 주민 “편의점 하나 없다” 원성
“고가아파트에 사는 주민이라도 라면은 먹습니다. 입주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밤에 라면 하나 살 편의점 한 곳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의 상가 분양이 지연되면서 입주민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엘시티 측이 지난해 11월부터 신세계그룹과 진행 중인 도심형 쇼핑몰 ‘스타필드시티’ 입점 협의가 겉돌면서 상가 공실 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은 상당 기간 인근 건물의 상가를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엘시티더샵은 총 882세대 가운데 54%가량이 입주했다. 561세대의 레지던스 입주율은 15%대로 알려졌다.
4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엘시티 개발사업자인 ㈜엘시티피에프브이(PFV)와 신세계그룹은 엘시티 1~3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인 포디움(전용면적만 2만9000여㎡)의 수익률 배분 문제로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엘시티PFV는 지난해 11월 신세계그룹과 상가 위탁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난달까지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엘시티PFV와 신세계그룹의 협의가 차질을 빚을 경우, 연내 상가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엘시티PFV의 최대 주주와 2대 주주인 중국의 강화㈜ 측이 상가 분양 방식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대 주주 측은 위탁운영·통매각·개별분양 등 3가지 방안을 모두 고려하지만 2대 주주는 통매각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 상당수도 통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내부 갈등이 시행사와 입주민 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개별분양을 하면 상가 활성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 입주민은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는 주택가와 달리 근처에 편의점이나 세탁소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세탁물을 맡기거나 간단하게 장을 볼 곳도 마땅치 않다. 시행사의 잇속만 생각하지 말고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상가가 하루빨리 문을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시티PFV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대한 빨리 매듭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상가 개장은 건축 진행 절차상의 문제로 규모가 큰 지역은 상가가 자리를 잡기까지 1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 만큼 조급하게 처리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엘시티는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한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통매각 뒤 운용사가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개별분양을 하게 되면 우후죽순으로 상가가 형성돼 관광객 유입 효과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