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 내수 2월 하순 30~40% 감소
- 美 등 해외 수요도 하락 불 보듯
- G80·아반떼 신차 발표도 못해
- 철광석 값·국제 유가 영향 겹쳐
- 철강·정유·화학 불확실성 확대
- 항공업계는 이미 ‘셧다운’ 상태
- 배터리·반도체도 차질 불가피
코로나19 확산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대외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다. 수요 감소와 공급망 중단, 교역 제한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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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가 마감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전 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떨어진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선언으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국내 산업 전반이 입는 내상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은 이미 가시화됐다. 내수 판매는 지난달 전반기에 조금 부진한 정도였지만 후반기에 감소율이 30~40% 커졌다. 주요 판매처인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장 신차 발표부터 차질이 생겼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신차 G80을 다음 달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행사 자체가 연기됐다.
국내에서는 아반떼 출시를 다음 달로 미뤘고, G80과 아반떼 신차 발표회를 온라인으로 할 계획이다. 출장 제한 지침에 따라 본사와 해외법인 간 인력 교류도 거의 막혔다. 장기화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후방산업인 철강업계의 우려도 크다. 원재료(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으며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침체가 길면 철강 수요는 더 줄어든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기업별로 적시적소의 비상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내부적으로는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는 수요 감소에다 국제 유가 폭락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배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선언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다. 세계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앞이 깜깜하다”고 걱정했다.
LG화학 등 국내 화학사가 새 먹거리로 ‘올인’하는 배터리 사업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기차 시대에 맞춰 배터리 수주 물량을 맞추려고 해외 공장 증설에 주력 중이나 팬데믹 여파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하늘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셧다운’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의 회복 없이는 휴업과 운항 중단 상황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업계는 글로벌 스마트폰용 제품 중심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이폰9 등 신형 스마트폰 제품 개발과 출시 지연의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메모리를 주로 생산하는 까닭에 스마트폰용 제품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최근 미국 마이크론의 중국 내 공장이 중단되는 등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