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원유 수요 급락 원인
-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 가능성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속절없이 추락하면서 올해 업황 개선을 기대해온 국내 조선업계가 또다시 큰 위기에 직면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0.37달러(이하 배럴당)에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종가(26.95달러)보다 24.4% 급락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자 역대 세 번째로 낮은 가격”이라고 전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오후 기준 25.50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전날 종가보다 11.24% 하락한 것이다.

WTI는 지난 2일(46.75달러)만 해도 40달러대 중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규정한 지난 11일(32.98달러)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 16일(28.70달러) 30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이날 ‘10달러대 진입’을 목전에 둔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은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한 후 서로 가격 인하와 증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실상 ‘석유 전쟁’에 돌입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국제유가 급락이 우리나라 경제, 특히 조선업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시추 업체의 발주 및 계약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더뎌질 우려도 있다. 해양플랜트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안팎을 유지할 때 채산성이 좋아진다. 지금의 ‘초저유가’ 상황에서는 새로운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조선사가 발표한 올해 수주목표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