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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민생 불안 잠재우기…IMF 때도 안 쓴 카드 꺼냈다

한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 정옥재 안세희 기자
  •  |   입력 : 2020-03-26 22:00:2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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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 커”
- 양적완화로 기업 자금경색 완화
- 코스피 등락 끝에 1700선 붕괴
- 외국인 16거래일째 순매도 행진

- 중소기업 407곳 경영실태 조사
- 42.1% “3개월 이상 못 버틴다”
- 제조·서비스업 64% 타격 호소
- 법인세율 인하·고용유지금 지원

한국은행이 26일 사실상 ‘양적 완화’를 결정한 데는 시장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미국 상원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영향이 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회사채 등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기업 유동성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 대응에 현금이 급하게 필요해지면서 기업어음(CP) 등 단기 채권을 시장에 내놓아 채권 금리가 뛰었다. 단기 자금 조달이 급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실제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3개월을 버티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제언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20일 전국 40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42.1%는 “현재와 같은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답했다. “6개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기업은 70.1%나 됐다. 제조업체 63.4%가 경영상 피해를 입었고 서비스업은 64.8%(도소매·음식숙박 67.1%, 기타 서비스 63.3%)의 기업이 피해를 호소했다.

기업들은 금융 분야에서 ▷민간 금융기관의 금리 인하 유도(35.9%) ▷운전 자금이 절실한 업체에 보증 한도와 상관없는 특례지원(31.4%)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소득세 및 법인세율 인하(68.8%), 고용 분야에서는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 한도 확대 및 요건 완화(65.6%)가 각각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 분야에서는 ▷영세 소상공인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44.0%) ▷영세 소상공인 방역 및 휴업보상금 지급(43.2%)이 시급한 지원책으로 꼽혔다. 판로 분야에서는 ▷공공기관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 비율 확대(46.7%) ▷대기업 납품대금 선수금 확대(36.4%)가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방마다 피해 상황이나 현장 분위기는 달랐지만 많은 중소기업인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피해가 훨씬 크고 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크다고 할 수 있다. IMF 외환 위기 때는 충격이 아시아 일부 국가에 한정됐고, 당시 우리가 구조적 문제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하려면 지나 봐야 알겠다”며 “IMF 때도 안 쓴 카드를 꺼냈다”고 대답했다.

이날 한은의 조치는 당장 국고채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4bp 내린 연 1.067%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위축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한은의 사실상 ‘양적 완화’와 미국의 2조 달러 규모 경기부양대책 상원 통과에도 등락을 반복하다 전 거래일보다 18.52포인트(1.09%) 내린 1686.24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종가는 전날 회복했던 1700선을 다시 내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45억 원어치를 팔며 16거래일 연속 순매도(누적 10조7380억 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원이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통과시켰지만, 오히려 호재가 소진됐다는 이유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3포인트(2.16%) 오른 516.61로 종료했다. 정옥재 안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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