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타 면제 지연 탓 1년 늦춰져
- 주민 의견 수렴 등 서두르고
- ‘최종 계획서’ 6월 완료 필요
정부가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설립 추진 계획’을 확정하면서 부산 울산 경남의 원전 산업계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을 선점하는 데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2017년 6월 영구 정지된 고리원전 1호기 역시 본격적인 해체를 앞두고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해연 착공 시기가 애초 계획보다 1년 늦춰졌다는 점에서 부울경을 비롯한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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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구 정지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 국제신문DB |
■지난해에는 “2020년 착공, 2021년 준공”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가 원해연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당시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해연 설립 대상 지역으로 부산·울산(본원)과 경북 경주시(분원)를 지정하고 이들 3개 지방자치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후 산업부는 ‘원전 해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원해연을 부울경 원전 기업 육성의 허브 기지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전 해체 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을 지원하고자 ‘원해연 설립 준비단’도 발족했다.
따라서 ‘원해연 설립 추진 계획’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는 것은 ▷고리원전 1호기 해체 기반 마련 ▷부울경 등 국내 원전 해체 산업 활성화 ▷원전 관련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로 확정된 원해연 착공 시기가 애초에는 ‘2020년’으로 계획됐었다는 점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지난해 4월 MOU 체결식 때 원해연 설립(준공) 시기를 ‘2021년 하반기’로 제시한 뒤 “내년(2020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결국 원해연 건설의 첫발을 내딛는 시기가 1년 늦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원해연 건설 사업과 관련한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결정이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4월에는 예타 면제를 전제로 착공 시기(2020년)를 최대한 빨리 잡았지만 그 이후 기획재정부가 예타 면제를 확정하지 않아 (착공 시기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예타가 면제된 이후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은 그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고리1호기는 주민 의견 수렴 및 공론화 작업 지연(국제신문 지난해 10월 31일 자 2면 보도) 등으로 시간 지체가 이미 현실화된 상황이다. 정부와 한수원 계획대로라면 고리1호기의 ‘최종 해체 계획서’는 오는 6월 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 선점 기회로 활용해야
그렇다고 해도 원해연은 설립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원전이 밀집한 부울경에서 원전 해체 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약 450기다. 이 가운데 운영 연수가 30년 이상인 원전은 67.8%인 305기에 달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노후 원전 상당수는 해체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제자문회사 ‘베이츠 화이트(Bates White)’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를 549조 원으로 추산했다. 시기별로는 ▷2017~2030년 123조 원 ▷2031~2050년 204조 원 ▷2051년 이후 222조 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셈이다. 산업부도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원전 해체 실적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3개국뿐이다. 전 세계에서 영구 정지된 원전 173기 중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1기에 불과하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원전해체연구소 개요 |
구분 |
원전해체연구소(본원) |
중수로해체기술원(분원) |
위치 |
고리원전 인근 부산·울산 경계지역 |
월성원전 인근 경주 양남면 나아산업단지 |
면적 |
약 7만3000㎡ |
약 2만4000㎡ |
인프라 구성 |
사무동, 연구동, Mock-up(실물모형) 시험동, 방사화학 분석동, 핫셀 등 5개동 |
사무·연구동, Mock-up시험동, 방사화학분석동 등 3개동 |
운영 인력 |
80~120명 |
3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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