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원유 저장고 포화인데 수요는 급감…울산 정유업계 ‘비명’

SK에너지 가보니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   입력 : 2020-04-21 22:01:15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코로나19 여파 석유소비 실종
- 텍사스산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 정제해서 팔면 팔수록 더 손실
- 유류탱크 꽉 차 저장할 곳 없어
- 유조선 보관땐 척당 월 15억 비용
- “창사 이래로 이런 위기는 처음”

“1963년 창사 이후 이런 위기 상황은 없었습니다. 직원들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지 오랩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어떻게 할 수 있는 해법도 뚜렷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저 코로나19 상황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 안에 위치한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 내 정유설비 전경. 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에 30년째 재직 중인 대외협력실 김기열 부장은 현재 회사 분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는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회사란 소리를 들어왔다. 국제유가가 올라도, 반대로 어느 정도 내려도 큰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엄청난 석유 소비량 때문에 어지간한 유가 등락으로는 매출에 다소 영향은 있을지라도 지금처럼 극심한 적자가 발행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몰고 온 정유업계의 위기는 이런 등식을 하루아침에 깨버렸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소비와 유통이 침체됐고, 산업의 혈액 같은 석유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 탓에 국제유가가 폭락해 석유를 만들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형성됐다.

정유사의 수익 창출 구조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원유를 정제해 각종 유류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발생 하는 복합정제마진과 원유를 수입해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액 즉, 재고 마진으로 수익을 낸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적 물적 이동이 급감하면서 정유제품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작년 연말과 비교해도 자동차용 연료유는 30%, 고부가 제품인 항공유는 70% 이상 판매가 감소했다.

여기에다 국제유가까지 바닥을 치면서 재고마진률도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 회사는 원유의 75%를 선물로, 나머지 25%는 그때그때 현물로 들여온다. 선물거래가 많은 것은 유류를 충분히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소 1개월에서 장기 6개월 이상 이전에 거래 당시 시세로 원유를 계약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락 하면서 이전 선물로 계약한 원유를 지금 들여와 정제하면 현 시세가 반영돼 팔린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회사의 원유가 대비 정제 마진이 배럴당 3달러 선이면 손익분기점이다”며 “원유를 정제해 팔면 배럴 당 3달러 이상 남아야 이익이 발생하는데 올해 초부터 3달러에 못 미쳐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회사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고민거리는 선물로 계약한 원유는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이를 적재할 시설은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이 회사가 울산에 갖고 있는 유류 저장탱크는 모두 34기다. 이 중 절반은 원유, 절반은 정유를 보관하고 있다. 34기의 적정 재고량은 850만 배럴, 최대 적재량은 1200만 배럴이다. 현재 적재량은 12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들여온 원유를 유조선에 그대로 보관해야 하는 상황인데 1척당 한 달에 15억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회사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길 기다리는 것 외에는 딱히 해법도 없다. 일단 가동률을 15% 정도 낮추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설비 가동을 중단할 수 없는 장치산업 특성 때문에 더 낮추는 것도 쉽지 않다.

한편 21일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정유업계의 이중고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은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가 더 큰 걱정”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새롬이 아빠 윤석열입니다" 김여사 "아이 가졌다 잃고 입양 시작"
  2. 2앱으로 만난 여성 살해하고 시신 훼손한 20대
  3. 3<종합>20대女가 또래女 참혹 살해, 우발적 범죄라고 하기엔...
  4. 4'2030 부산엑스포 염원' 드림콘서트 3만 관중 운집
  5. 5경찰 신변보호 받던 여성 성폭행한 60대 구속
  6. 6세계 유일 유엔군 묘지 새단장...‘평화의숲’ 조성 추진
  7. 7고물가에도 여가 즐겼다…고소득층 소비, 코로나 이후 최대
  8. 8"저출산·고령화 한국, 향후 20년간 생산인구 24% 감소"
  9. 928일 부울경 빗방울...모레까지 이어져
  10. 10달걀 알레르기 아동에게 깜박하고 달걀죽 먹인 보육교사 처벌은?
  1. 1"새롬이 아빠 윤석열입니다" 김여사 "아이 가졌다 잃고 입양 시작"
  2. 2대통령실, 불법집회에 ‘엄정 대응’ 기조 유지
  3. 3尹 "파푸아뉴기니 부산엑스포 지지에 감사" 태도국 5개국과 정상회담
  4. 4與, 현안마다 TF 띄우며 정책 지원 및 전통 지지층 결집에 주력
  5. 56월 국회도 '野 단독처리 후 거부권' 정국 이어질 듯
  6. 6與,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野 "가짜뉴스로 국민 조롱"
  7. 7尹대통령 "인권존중·약자보호 국정철학, 부처님 가르침서 나와"
  8. 8"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빼달라"...日재판부 항소심도 기각
  9. 9국회 김남국 코인 의혹 일파만파...'입법로비' 이어 '자금세탁'까지
  10. 10“PK 문화재단 뜻모아 할인제 등 도입을”
  1. 1'2030 부산엑스포 염원' 드림콘서트 3만 관중 운집
  2. 2고물가에도 여가 즐겼다…고소득층 소비, 코로나 이후 최대
  3. 3"저출산·고령화 한국, 향후 20년간 생산인구 24% 감소"
  4. 4국토부, “비행기 비상문 개방 사고 재발 막겠다”
  5. 5스타벅스 사은행사 후끈...앱 접속량 50% 증가
  6. 6누리호 4차 발사 추진...차세대중형위성 3호 실린다
  7. 7온라인 쇼핑 늘자 '오프라인' 판매 종사자 4년간 40만 명↓
  8. 8'비행중 출구 열린'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
  9. 9한국 커피시장 세계 3위...콜드체인 중요성 급부상
  10. 10'美주도-韓참여' IPEF 공급망 부문 합의…중국 반응 촉각
  1. 1앱으로 만난 여성 살해하고 시신 훼손한 20대
  2. 2<종합>20대女가 또래女 참혹 살해, 우발적 범죄라고 하기엔...
  3. 3경찰 신변보호 받던 여성 성폭행한 60대 구속
  4. 4세계 유일 유엔군 묘지 새단장...‘평화의숲’ 조성 추진
  5. 528일 부울경 빗방울...모레까지 이어져
  6. 6달걀 알레르기 아동에게 깜박하고 달걀죽 먹인 보육교사 처벌은?
  7. 7울산에 위대한 기업인 '큰바위 얼굴' 설치한다
  8. 8시민단체 "부산교통공사 사장 먹튀논란은 市 책임"
  9. 9213m 하늘에서 항공기 문 연 30대 구속
  10. 10문열린 채 ‘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비상구 앞자리 판매중단
  1. 1'KKKKKKKKK'…6이닝 1실점 나균안, 결국 웃지 못했다
  2. 29회말 어설픈 투수 운용, 롯데 키움에 6-5 진땀승
  3. 3‘좌완 덫’에 걸린 롯데…못 나오면 가을야구 답 없다
  4. 4‘부산의 딸’ 최혜진 우승 갈증 풀러 왔다
  5. 5오! ‘김탄성’…김하성, 5호 대포 쏘고 환상의 3루 수비
  6. 6브라이턴, EPL 6위 역대 최고성적…창단 122년만에 유로파리그 출전
  7. 7오현규 시즌 5호골 사냥
  8. 8한국, 26일 온두라스 잡고 16강 조기 확정
  9. 9구승민·김원중 나란히 롯데 첫 4연속 10홀드·10세이브
  10. 10주부·학생 구성된 여자야구, 월드컵 티켓 노린다
우리은행
탄소중립 이끄는 기업
그린수소·태양전지 스타트업과 협업…글로벌 진출 가속도
지역 수협 조합장 인터뷰
“온난화로 어군별 주어장 바껴…조업구역 변경 절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해양주간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