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부산에서 가장 활발하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최근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른 시·도보다 영세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부산에서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보다 확산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중소벤처기업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까지 부산지역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임대인은 모두 751명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국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3513명의 21.3%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부산에 이어서는 서울 547명, 경기 209명, 인천 164명, 대구 8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전통시장은 물론 지역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착한 임대인 캠페인에 참여했다. 부산은 민간과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면서 타 지역보다 시너지 효과가 컸다.
건설·건자재 종합기업인 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남구 용호동 W스퀘어(더블유스퀘어)의 상가 입주민에게 이번 달까지 3개월간 임대료 50%를 깎아 주는 ‘통 큰’ 참여로 물꼬를 텄다. BNK금융그룹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 저축은행 소유의 부동산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6개월간 ‘반값 임대료’를 선언하며 지역사회의 동참 분위기를 조성했다.
개인 차원의 자발적인 동참도 많았다. 해운대구 반여동의 건물주인 이준식(62) 씨는 지난 2, 3월 두 달간 임차인들에게 임대료 20%를 감면해줬다. 이 씨는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 세입자와 어려움을 나누고자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산중기청의 집계 현황을 보면 자갈치시장(272개 점포)과 남포지하도상가(281개 점포) 등 전통시장과 지하도상가에서 참여도가 높았다. 또 제니스상가(247개 점포) 같은 민간기업과 신라대(26개 점포), 부산테크노파크(101개 점포) 등 지역 대학과 공공기관의 동참도 잇따랐다.
이번 캠페인은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코로나19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명륜1번가는 코로나19의 부산 내 첫 집단감염이 인근의 온천교회에서 발생하면서 내방객이 급감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상인들은 큰 고비를 넘기고 버틸 수 있었다. 명륜1번가 번영회 박달흠(61) 회장은 “고객 발길이 90% 이상 끊긴 상태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일어나야 했던 상인들에게 착한 임대인 운동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됐다”면서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이런 사회적 운동이 지속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박지현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