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
- 강병중 신정택 허용도 등 6명
- 김해공항 확장 검증 발표 앞두고
- 30분 넘겨 심도 깊은 대화 전망
- 부산 총선 패배·오거돈 낙마 등
- 與 위기 수습위해 추진 탄력 기대
- 시도 다음 단계 정책 수립에 의욕
- 지자체와 가덕도 선정 협의 준비
부산지역 상공계가 정세균 국무총리와 면담을 갖고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드라이브를 건다. 정부와 여당이 4·15 총선 부산 패배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낙마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문공항 추진은 지역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해 12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를 꾸렸으나 부산의 조속한 검증 요구에도 6개월째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늦어도 다음 달에는 김해신공항 확장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허용도 상의 회장 등 지역 상공계 원로 6명은 오는 14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를 찾아 정세균 국무총리와 면담을 한다. 강병중(넥센그룹)·송규정(윈스틸)·신정택(세운철강) 등 전임 상의회장과 이남규(광명잉크제조) 수석부회장, 이갑준 상의 상근부회장이 동행한다.
총리 면담의 표면적 목적은 코로나19에 따른 부산경제의 동향을 전달하는 것이지만 핵심은 관문공항 문제의 해결이다. 이 때문에 면담에 할애된 예정시간 30분을 넘겨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부산 상공계는 20년 넘게 신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부산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어서다. 24시간 공항이 구축되면 관광·마이스산업을 지역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이미 갖춰진 항만·대륙철도에 거점 공항을 연계해 ‘물류 트라이포트’를 구축해 부산을 아시아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담겨 있다. 건설에 10조 원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 추진으로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신공항 문제는 선거철마다 등장했다가 ‘빈 약속’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산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 때문에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곧바로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물러나며 위기감이 커졌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선거·지방선거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관문공항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의 시각이다.
정부와 여당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추진을 밝힌 기저에 동남권 관문공항 해결이 담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가 변성완 시장권한대행에 힘을 싣는 모습도 다양하게 포착된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부산을 찾았고, 문 대통령은 변 권한대행 취임 직후 전화를 걸어 “적극적이고 소신있게 일하라”는 격려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면담 추진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속전속결이었다. 허 회장은 “4월 총선 직후 총리실에 면담 요청을 했는데, 5월 14일에 만나자는 답이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초 부산상의 회장단이 이낙연 전 총리와 만나기 위해 두달여간 면담 일정을 조율했던 것과 대조된다.
면담에 참석하는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은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신공항 추진은 9년간 상의 회장을 지낸 1990년대 중·후반부터 줄기차게 정부에 요구했던 사안”이라며 “이번 만큼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허 회장을 비롯한 면담 참여자와 전략을 잘 세워 총리실이 현명한 결정을 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시도 의욕적이다. 오는 6월로 예상되는 총리실 김해신공항 확장 재검증 발표 대응은 물론 다음 단계 정책 수립을 ‘투 트랙’으로 추진 중이다. 박동석 시 신공항추진본부장은 “검증위원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 지원을 요청하는 등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며 “김해신공항 확장이 적절치 못하다는 결과가 발표돼도 자축할 겨를이 없다.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가 가덕도로 이른 시일 내 결정될 수 있도록 경남 울산 등 지자체와 실무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