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경제성 충분 자신했지만
- 정부 종합평가서 통과 못해
- 도시철도망 구축 차질 불가피
- 사업계획 보완해 재신청 계획
- 봉래산터널 건설 사업은 탄력
부산 하단~녹산 도시철도(녹산~하단선) 건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서부산의 교통 인프라 강화 계획뿐 아니라 녹산국가산업단지 개발 등 부산지역 경제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중앙부처와 달리 부산시가 ‘장밋빛 추계’에만 의존해 예타 통과 가능성을 낙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4년 전부터 준비해온 부산의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시는 2016년 하단~녹산 도시철도 건설 계획이 담긴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마련한 뒤 그 해 6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승인 요청을 했다. 해당 안건은 다음 해인 2017년 4월 국가교통위원회에 상정됐고 같은 해 6월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 추진이 공식화됐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2018년 4월 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한 뒤 한 달 뒤인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본격적인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예타 탈락의 경고음은 이미 지난해 11월 나왔다. 당시 예타 관련 1차 중간점검회의에서 기재부와 KDI는 수요 대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 사업비 절감을 포함한 보완책 마련을 시에 요구했다. 이에 시는 1조 원이 넘는 총사업비에서 인력비 감축과 공법 변경 등을 통해 345억 원을 절감하겠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 인사까지 나서 서부산 발전을 위한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정부에 알리며 예타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반년 전 지적한 ‘경제성’이 여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하단~녹산선 건설 사업을 최종 탈락시켰다.
시의 낙관론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시는 2017년 이 사업의 경제성 분석(B/C) 값을 1.011로 추산했다. 비용 대비 편익을 의미하는 B/C는 예타 조사를 진행할 때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B/C 값이 1을 넘으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 자체적으로는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종합평가(AHP)에서는 B/C 값이 0.85로 나왔다.
앞으로 시는 경제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보완해 예타 조사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2023년 착공→2027년 준공→2028년 도시철도 개통’ 등 사업 추진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의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최상위 계획인 하단~녹산선이 예타에서 탈락함에 따라 강서선·기장선 등 후순위 계획도 연쇄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이날 예타를 통과한 ‘부산대교~동삼혁신도시 간 도로 건설’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2016년 4월 국토교통부의 ‘제3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 계획’에 반영돼 2018년 8월 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9월 예타 조사에 착수해 두 차례 점검 회의를 거쳐 이번에 최종 통과됐다.
시는 내년에 실시설계를 마친 뒤 2022년 착공, 2025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태종로 등 기존 도로의 통행량 분산으로 교통혼잡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적 관광 명소인 태종대유원지와 국립해양박물관 등에 대한 접근성 향상으로 외래 방문객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