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등서도 따낼 가능성 높아
- 지역 기자재업계 일감 ‘청신호’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카타르로부터 23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조선 강국’의 위상을 재탈환할 발판이 마련됐다. 올 하반기 발주 예정인 러시아와 모잠비크의 대규모 LNG선 프로젝트까지 대기하고 있어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커진다.
업계는 이번 수주를 기술력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LNG선 시장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향후 조선업의 부활을 점치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정부의 외교력도 한몫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1월 정상회담 당시 카타르는 LNG선 발주 계획을 밝혔고, 이에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우리 기업이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한 바 있다”며 “정상회담 후 이어진 공식 오찬에서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표 등이 초청돼 세일즈 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희망적인 대목은 하반기에도 조선 ‘빅3’가 각국의 발주 물량을 대거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국영 에너지 기업인 노바텍이 당초 발주하려던 15척의 쇄빙LNG선 외에 10척을 더 주문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이전에도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경험이 있어 추가로 계약을 따낼 확률이 높다고 전망한다. 모잠비크의 LNG 프로젝트도 우리 조선업계 수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경남지역의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기자재 업계도 이번 수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조선소의 선박 건조 계획은 2, 3년 이후 물량까지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던 업계의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병진 수출지원본부장은 “이번 카타르 LNG선 수주로 당장 지역의 기자재 업계에 일감을 몰아주지는 않겠지만 조선 ‘빅3’는 물론 지역의 협력업체에도 호재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침체를 겪던 해양플랜트 사업이 부활할 거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와 원유 생산량 문제로 한동안 하락했던 유가가 최근 오름세를 타면서 지금부터 고부가가치 산업인 해양플랜트 분야의 사업 재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의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채산성이 떨어진 곳이 많아 산업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연내에 사업이 재개되기는 어렵겠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할 때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창현 배지열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