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가 이사회 개최 시점을 이달 말로 확정하면서 전기요금 체제 개편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은 오는 26일 서울 양재동 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상정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한전이 올해 초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올해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해당 안건이 회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수 사용량 보장 공제 제도 개선 ▷주택용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산업용 심야 요금 체계 조정 등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적자 규모는 1조2765억 원에 달했다. 필수 사용량 보장 공제는 월 200㎾h 이하 전기 사용 가구에 대해 일반 주택은 월 4000원, 아파트는 월 2500원을 일괄 할인하는 제도다.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2016년 12월 도입됐으나 전기를 덜 사용하는 고소득 1, 2인 가구에 할인 혜택이 집중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전은 이 제도를 아예 없애거나 할인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용 심야 요금 체계 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기요금을 산정할 때 국제유가 등 원가 변동 요인을 반영하는 ‘전력 도매가격 연동제’도 거론은 되고 있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대하고 있어 이번 개편안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개편이 가정과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전이 개편안 발표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