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소 앞서 거래재개 요구키로
- 부울경서 250여 명 참가 예정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신라젠 주주들은 다음 달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 맞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상장 자격 유지와 거래 재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상경집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26일에는 신라젠 경영진과 만나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다음달 9일 상경집회에는 부울경에서도 약 250명이 참가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신라젠의 16만8700여 주주 가운데 부울경 투자자의 비율은 15%가량(2만5000여 명)으로 다른 상장사보다 높다. 신라젠이 부산에서 출발해 지역에 본사를 두고 활동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의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배경이다.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거래 정지일 기준으로 8666억원이고 개인투자자 비율은 67% 수준에 이른다.

집회 참석 예정인 정모(54·경남 창원시) 씨 부부도 신라젠 주식 수백 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 씨는 “8만 원 후반대에 산 주식 가격이 현재 1만2100원이다. 신라젠이 지역에서 알려지며 주변 의료인을 비롯한 많은 분이 투자에 뛰어들었다. 평균 500주씩은 보유했고 1000주 이상 매수한 투자자도 많다. 상장폐지 심사 소식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분이 수없이 많다”며 “상장 이전의 불미스러운 일로 거래 중단과 상장폐지 논의가 이뤄졌다. 명확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공시했다.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신라젠은 한때 시가총액 10조 원을 넘어섰으나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 중단 권고 이후 폭락했고,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미리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