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시장 안정 보완 대책(7·10 대책)’을 통해 양도소득세 세율을 대폭 높인 데 이어 증여 부동산에 붙는 취득세율도 배 이상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7·10 대책 발표 이후 다주택자가 정부 의도대로 주택을 처분하는 대신,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해 양도세 납부 부담을 회피하는 ‘우회 증여’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우회 증여’ 관련 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7·10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세제 강화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기보다 증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그와 관련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가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한 달 뒤인 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년 전보다 49.3% 급증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증여받은 부동산에 부과하는 취득세율을 지금보다 배 이상 올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증여 시 취득세는 ‘기준시가’에 대해 단일세율로 3.5%(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 시 4.0%)를 물린다.
앞서 정부는 7·10 대책에서 1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해 2주택자가 되는 경우 부담하는 취득세율을 현행 1~3%에서 8%로, 3주택 이상은 12%로 상향 조정했다. 따라서 증여 재산에 대한 취득세율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증여세의 최고세율이 3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보다 낮아 증여가 ‘양도세 절세’를 위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증여 시 납부하는 취득세를 양도세 중과세 수준으로 대폭 인상한다면 양도세 회피를 노린 ‘우회 증여’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월 과세’ 규정을 손봐 증여할 유인을 떨어뜨리는 방법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배우자나 부모로부터 받은 부동산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팔 경우 최초로 취득할 당시의 가격이 아니라 증여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낸다.
따라서 이월과세 적용 기간을 현재(5년)보다 늘릴 경우 부동산을 증여받은 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다주택자가 집을 증여할 유인은 줄어들게 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