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10 대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세금 폭탄을 쏟아부으면서 달아오르던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눈치보기 장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다주택자와 법인 등이 세금 회피용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장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보완 대책(7·10 대책)’은 다주택자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에 대해 취득세와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에 세금 부담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우선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상향 조정했다. 종부세 중과세율도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보유자 등에 대해 최대 6%까지 올렸다. 양도세율도 최대 70%로 오른다.
6·17 대책까지는 서울과 수도권 등 규제 지역을 타깃으로 하면서 풍선효과로 인해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불장’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이번 대책은 사실상 전국을 규제 지역으로 묶은 것이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년 6월 1일까지 유예기간을 두면서 단기 급매물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다주택자와 법인, 무리해서 두 채 이상의 집을 산 투자자는 매도 시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발표되기 며칠 전부터 매수·매도자 모두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확산했다. 당장 급매물이 나오는 등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지만,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분양권은 매수세가 끊길 정도로 충격을 받은 모습도 보인다. 한 분양권 전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7000만~8000만 원에 달하는데도 매수자가 30명이나 대기하던 것이 정부 대책 발표 이후 프리미엄이 5000만 원까지 내려갔는데도 거래가 안 된다. 이런 분위기라면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 사태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주택 거래 모든 단계에 걸쳐 세금 부담이 커져 투자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금리로 인해 부산도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용 거래가 증가해 매수심리가 위축하면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석주 장호정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