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 늘며 운임, 기차 30% 수준
-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거듭 촉구
‘반려견은 2만 원, 사람은 1만3000원.’
최근 항공기 국내선 노선에서 반려견의 운임이 견주보다 더 비싼 기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국제선 노선 운항 편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항공사마다 국내선 운항 횟수를 크게 늘리면서 ‘출혈 운임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해~김포 노선의 항공기를 이용했던 한 승객은 “사람보다 반려견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더 들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의 규정에 따르면 2만 원을 지불하면 7㎏ 이내 반려견을 기내에 태울 수 있다.
14일 에어부산 모바일앱으로 15일 자 부산(김해)~서울(김포) 항공권을 예약하면 1만3200원(오후 1시·Bx8812편)에 탑승권을 구할 수 있다. 편도 4000원인 공항세를 더해도 2만 원이 안 된다. 이날 최고가도 3만4980원(오전 9시·bx8804편)에 그친다. 진에어도 같은 날 1만3900원(오전10시20분), 티웨이항공 1만4900원(오전10시10분)에 김해~김포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부산~서울 KTX 운임이 5만9800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항공기가 기차 운임의 3분의 1 가격까지 떨어진 셈이다.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다. 국제선 노선 운항이 축소돼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들이 국내선이라도 최대한 늘려 적자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에어포탈을 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월 김해~김포 노선을 198편(승객·3만4018명) 운항했는데 지난달 232편(3만5746명)으로 늘렸다. 노선이 없던 티웨이와 진에어도 코로나19 이후 김해~김포 노선을 신설해 지난달 각각 359편(5만6628명), 284편(4만3359명)을 운항했다. 김해~김포 노선은 지난 1월 4개 항공사가 1740편을 운항했으나, 지난달에는 5개 항공사가 2128편 운항했다.
국내선의 노선 신설·증편은 절차가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국토교통부의 노선허가와 지방항공청의 슬롯확인(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적절한지 여부), 운임신고 등을 거치면 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포~김해 노선은 운임 3만9000원에 승객 70%를 태워야 본전이다. 임대한 항공기를 세워두는 것보다 운항하는 것이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내선 노선을 운영 중인 저비용항공사가 많다”면서 “정부가 이른 시일 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김해공항 등에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항공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김해공항(출발·도착) 총 이용객은 139만486만 명이었으나, 지난달 55만4583명으로 84만243명이 줄었다. 특히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 1월 80만2322명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에는 2만3152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진 뒤 4월부터 현재까지 0명이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