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과세 기준 20년 만에 개편
- 매출 4800만→ 8000만 원 상향
- 중기 특별세액감면 2년 연장
- 자영업자 혜택·기업투자 유도
- 카드 공제 한도 30만 원 인상
- 최고 소득세율 45% 구간 신설
- 양도소득세 '주택 수' 포함은
- 법 개정 후 취득한 분양권 적용
정부가 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은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과세 형평성 제고에 방점이 찍혔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투자·소비 활성화와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세제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은 확대하되 초고소득층에 대해서는 납세 부담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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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기본 방향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카드 소득공제 한도 30만 원 인상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코로나19 피해 극복 및 포스트 코로나 대비’다. 이는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부가가치세 개편과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지원 우대 방안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정부는 연 매출 4800만 원 미만으로 설정된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내년부터 연 매출 8000만 원 미만으로 올려 더 많은 영세 사업자가 혜택을 받도록 했다.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가 면제되고 부가가치율(업종별 5~30%) 특례 등을 적용받는다. 간이과세자 중 부가세 납부를 아예 면제받는 대상 기준은 연 매출 3000만 원에서 4800만 원으로 올라간다. 정부가 부가세 간이과세를 개편한 것은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20년 만이다.
유턴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도 완화된다. 국내 사업장 ‘증설’ 방식으로 복귀할 때에도 세제 지원(소득세·법인세 감면)이 이뤄진다. 지금까지는 국내 사업장 신설에만 적용됐다. 해외 사업장의 생산량을 50% 이상 감축해야 하는 요건도 폐지된다.
기업이 직전 3년 평균보다 투자액을 늘리면 증가분에 대해 기업 규모별로 4~13%의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 올해 말 종료되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대상) 적용 기한은 2022년 말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 등 신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게는 일반 투자보다 더 높은 세액 공제율을 적용한다.
정부는 또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올해 한시적으로 30만 원 인상한다. 이에 따라 연간 총급여 7000만 원 이하는 300만 원에서 330만 원으로, 7000만~1억2000만 원은 25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1억2000만 원 초과는 200만 원에서 230만 원으로 공제 한도가 늘어난다.
■초고소득자 대상 ‘핀셋 증세’
초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걷는다. 정부는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의 소득세율을 45%로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5억 원을 넘는 과표구간에 세율 42%를 적용해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과표가 10억 원을 넘으면 세율이 지금보다 3%포인트 오르게 된다. 사실상 ‘부자 증세’인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억 원 초과 과표를 적용받는 인원은 1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소득자의 0.0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얻은 소득도 ‘기타소득’으로 보고 내년 10월부터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암호화폐를 거래해 연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면 그 소득 중 20%를 세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만약 500만 원을 벌었다면 내야 할 세금은 50만 원이 된다. 연간 소득액이 250만 원 이하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니코틴 용액 1㎖당 370원에서 740원으로 오른다. 그동안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형 담배(1갑당 594원)보다 개소세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밖에도 정부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정규직 전환, 육아휴직 후 고용 유지, 경력단절 여성 고용 등 일자리 관련 4대 세제 지원 제도의 적용 기한을 최장 2022년 말까지 연장한다.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시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본지 지난 20일 자 10면 보도)은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신규 취득하는 분양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세수가 총 676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홍 부총리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은 고소득자와 대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부족해진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초고소득자나 다주택자 등 특정 대상을 겨냥해 ‘핀셋 증세’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간이과세제도
영세사업자가 부가가치세 납부·신고를 간단히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 세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현재 연간 매출액(공급대가 기준)이 4800만 원 미만인 경우 간이과세 대상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