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가 이들이 ‘세금 폭탄’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다시 혜택을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 4일 ‘민간 임대주택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불과 사흘 만에 구제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거듭되는 수정·보완 탓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9일 기획재정부의 ‘민간 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에 따른 임대주택 세제지원 보완 조치’를 보면, 앞으로 기존 임대사업자(지난달 10일 이전 등록)는 의무 임대기간(단기 4년, 장기 8년)의 절반만 채울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세율(현재 10∼20%포인트)을 적용받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기간을 모두 채워야 적용이 제외돼 왔다. 아울러 정부는 임대사업자가 임대등록 기간에 받은 임대소득과 관련해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 혜택을 유지하고, 임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의 혜택도 없애지 않기로 했다. 이 보완책은 지난 7일 발표됐다.
이번 조처는 민간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7·10 부동산 대책’과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기존 임대사업자가 “소급 적용 대상이 돼 혜택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다주택자의 조속한 주택 처분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의무 임대기간 미충족 땐 중과세율 적용’ 등 페널티 탓에 집을 내놓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잦은 정책 수정으로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임대주택 1채를 부부가 공동 명의로 등록한 경우’와 관련해 양도세 특례(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70%)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애초 기재부가 적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으나, 국세청이 ‘부부 각자가 0.5채씩을 가진 것이어서 특례 적용 기준(1채 이상)에 미달한다’는 법령 해석을 내리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보완책에서 임대사업자가 10년 이상 임대를 유지한 뒤 매각하면 양도세를 100% 감면해주기로 했던 혜택이 빠진 점도 논란거리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