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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부울경 소·부·장 <1> 척박한 지역기업의 현실

공격적 R&D 투자 부족 … 부산 작년 강소기업 4곳 뿐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20-08-31 19:53:01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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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제조업서 다변화 노력 없어
-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고전
- 기업 차원 관심과 의지도 부족
- 투자·인력 없는 R&D도 불모지

국내 산업의 트렌드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연구개발(R&D)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지원사업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용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산은 소·부·장과 R&D 산업의 불모지로 여겨진다. 전통 제조업 위주의 산업 체질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데다 열악한 인력풀, 투자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 내 한 기계부품 업체에서 근로자들이 생산 공정에서 일하고 있다.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제공
■주력산업 외면받는 부산 소·부·장

부산 지역 소·부·장 분야의 기업은 약 1600개, 총매출액은 약 2조 원, 기업 종사자는 약 6만4000명으로 집계된다. 조선업과 완성차 공장을 중심으로 조선해양기자재와 자동차부품 등 전통 제조업이 지역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소·부·장 산업에서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한 기계부품 업체 A대표는 “예전부터 워낙 몸집을 키워 온 업종이라 다른 산업에 쓰이는 소·부·장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거의 없다. 산업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역 기업의 관심과 역량도 부진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 사업 1차 모집에는 전국 55개사 중 부산 기업이 4개사(파나시아, 대양전기공업, 한라IMS, 선재하이테크)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총 68개 부산 기업이 참가 신청해 16개만 서면평가를 통과했고 최종 4개사만 살아남았다. 반면 경기 지역은 23개로 가장 많은 소·부·장 강소기업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조금씩 분위기가 나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마감된 2차 모집에서 전국 총 779개의 신청기업 중 부산 기업이 8.1%(63개)로 경기 35.6%(277개) 경남 13.9%(108개)에 이어 지역별 현황에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중기부는 최종 선정 작업을 거쳐 하반기 중에 45개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은 매칭 투자와 보증한도 향상 등 관련 사업과 연계해 최대 182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부산부품소재협회 김성훈 회장은 “부산에도 분명한 강점을 가진 소·부·장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갖추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다. 특히 수입 부품 중 국산화해야 할 조선기자재나 기계 부품을 부산의 중소기업이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많은 지역 기업이 더욱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없고 인력 없는 부산 R&D

R&D는 기업에서 연구를 기초로 상품을 개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특히 해당 활동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질 확률이 낮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R&D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다. 하지만 R&D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미래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마냥 제쳐둘 수는 없는 분야다.

지역 민간 기업의 R&D 역량은 낮은 수준이다. 부산 기업 99%가 중소기업으로 R&D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데다가 전문 연구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어 손을 놓고 있다. 지역에서 성장한 R&D 기업이 타 지자체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례도 있다. 센서·제어기기 전문 기업 오토닉스는 지난 5월 서울 마곡동에 전문 시설을 차려 연구 기반 시설을 옮겼다. 석대산단 내 또 다른 대표적인 R&D 기업 오스템 임플란트도 연구 관련 시설과 인력은 서울 마곡센터에 두고 부산에는 생산본부만 설치했다.

최근 부산시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며 각종 지표를 개선해 나간다. 지난 4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19년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에서 부산은 지역과학기술혁신역량지수(R-COSTII) 전국 5위로 전년 대비 2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통한 연구 및 논문 발표 실적보다 민간 R&D 인프라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6개 지자체 중 ▷인구 1만 명당 연구원 수 48.1명(14위)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 수 20개(12위)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투자액 비중 1.6%(13위)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투자액 9400만 원(15위) 등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 김병진 원장은 “대학과 기업을 잇는 R&D 연계 사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공공이 이끄는 것보다 민간에서 R&D 산업이 부흥하도록 발굴하고 뒷받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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