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예산도 수도권·대전 78% 부산 2%
- 지역산업 연구개발 역량 고사될 위기
내년도 부산시의 연구·개발(R&D) 예산이 1156억 원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에 비해 증액 규모가 5%에 불과한 데다 정부의 R&D 정책사업에서도 부산이 소외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와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은 ‘2021년 부산시 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내년 R&D 예산을 1156억 원으로 확정했는데, 지난해 예산 1101억 원과 비교해 5% 확대됐다. 오는 12월 시의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시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디지털·비대면 기술개발과 지역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예산안은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383억 원 ▷정부의 한국형 뉴딜 대응 451억 원 ▷미래 성장 잠재력 확충에 321억 원이 배정됐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 고속선박 개발, 블록체인 인재 양성 등 총 111개 사업이 진행된다.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기자재 산업 첨단화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관련 R&D도 뒷받침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예산 규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다. 비대면 온라인 기반 산업과 4차 산업 혁명을 대비한 R&D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소부장 분야의 한 기업 대표는 “R&D 투자 면에서는 시의 행보에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 시 산하기관을 통해 다양한 R&D 사업으로 연결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R&D 지원 정책에서도 부산은 외면받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빈(광주 광산갑)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R&D 지원 사업은 수도권과 대전에 77.9%(25조8881억 원)가 집중됐다. 같은 기간 부산에는 1.9%(6446억 원)만 배정됐다. 이 기간 과기부 R&D 예산 총액은 33조2481억 원이다. 정부 예산 배정도 지역 편중이 심한 상황이어서 지역 R&D 고사 위기론까지 나온다.
이 의원은 “R&D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 지원이 집중되면 비수도권같이 열악한 곳은 R&D 역량을 키울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매년 예산 증가분을 공정하게 분배해 균형 발전과 지역의 역량 강화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짚었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전반적인 세수 감소에 따른 조처라는 입장이다. 특별하게 일괄 삭감된 분야 없이 일부 감액된 사업을 제외하면 다양한 분야에 R&D 예산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정부 뉴딜 사업 프로젝트를 부산에 유치하면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스텝 김병진 원장은 “중앙정부는 예산 규모를 늘릴 수 있지만 지자체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신규 추진 중인 사업을 내년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진행하면 지금보다 최소 10% 이상 증액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