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 크레인 내구연한 없어 논란
‘항만 김용균’ 법안 발의까지 불러왔던 부산항의 안전사고 대부분은 노후한 크레인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항에서 항만 내 사고로 숨진 사람은 10명, 부상자는 17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산항만공사가 관할하는 부산항의 사상자가 68명(사망 7명·부상 6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항은 55명(사망 2명·부상 53명), 울산항은 57명(사망 1명·부상 56명), 여수광양항은 부상자 8명이었다. 사망자로 범위를 좁히면 부산항에서는 전체 사고의 70%가 일어난 셈이다.
부산항 사망사고는 대부분 낡은 크레인과 관련돼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크레인 고장으로 컨테이너가 바닥에 떨어져 근로자가 압사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부산항 신항 내 민자부두인 5부두(BNCT 부두)에서 20대 컨테이너 검수원이 컨테이너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부산항 내 사망사고 7건 중 4건이 발생한 북항은 가동 중인 크레인 174대 가운데 20년 이상 노후 장비가 96대(55%)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도 부산항의 크레인 노후화를 거론했다. 맹 의원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받는 자료를 보면 부산항 북항의 신선대 부두와 감만 부두에서 사용하는 크레인의 평균 연령은 25.0년이었다. 부산항 자성대 부두의 한국허치슨터미널 크레인의 평균 연령은 23.0년으로 다른 부두에 비해 비교적 낮았다. 그러나 제조된 지 40년이 지난 크레인 4대를 보유하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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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항 신선대 부두에서 작업 중인 항만 크레인. 국제신문 DB |
전문가들은 건설용 타워 크레인의 내구연한이 20년으로 정해진 것과 달리 항만 크레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정이 없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특히 건설용 크레인은 내구연한을 초과할 때 정밀진단을 통해 3년 단위로 연장 가능성을 점검하지만, 항만 크레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 조항이 없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항만물류 안전사고 예방종합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들은 최근에도 컨테이너 관련 사고가 잇따르는 점을 들어 해수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최 의원은 “부산항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현장 작업자들은 안전사고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며 “노후 장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맹 의원도 “해수부는 각 항만공사와 함께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항만하역 장비에 관련한 규정을 손 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