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력사 직원 이송때 감독 없고
- 유해물질 작업 전 회의 안 열어”
지난 7월 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전 1호기에서 황산 누출 사고가 발생할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안전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협력사 직원이 황산 처리 작업을 진행할 때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작업 전 반드시 해야 하는 회의도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수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공시한 ‘2020년도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감사실은 황산 누출 사고의 경위 및 규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담당 직원의 ‘관리·감독 소홀’ 등 총체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 지난 7월 13일 신고리 1호기의 터빈건물 내 황산 저장탱크에서 다른 곳으로 이송되던 황산이 1120ℓ(1.12t)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한수원은 “외부 유출은 없다”고 설명했으나 ‘황산 누출’ 자체만으로도 인근 주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고의 1차 원인은 한수원 협력사 운전원이 황산을 이송하던 중 기기 고장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협력사 운전원의 안전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해야 할 한수원 직원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직원은 협력사 운전원이 황산 이송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는데 산소 농도 측정이나 감시인 배치 등 안전작업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 한수원 감사실은 “황산 등 유해 화학물질 취급과 관련한 ‘작업 전 회의’도 열지 않았다”며 “해당 한수원 직원의 상급자 역시 황산 이송 시 입회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동동보장치(ACS)’도 허점을 나타냈다. 이 장치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의 내용을 한수원 주요 경영진 등에 문자 메시지로 즉시 알리는 시스템이다. ACS를 관리하는 직원이 연락처를 업데이트하지 않아 황산 누출 사고 때 일부 경영진이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수원 감사실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명백한 ‘인재’로 확인됐음에도 관련 직원이나 상급자에 견책 또는 주의·경고 조처를 내리는 데 그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