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부진 여파 나홀로 급증
- 전국 5만5000명 준 것과 대조
코로나19로 인한 제조업 부진과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올해 부산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47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국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부산과 달리 감소세로 전환됐다. 다수의 전문가는 부산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정규직 근로자 중 비정규직 일자리에 내몰린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부산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8월(46만3000명)보다 9000명 증가한 4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8월 부산의 전체 임금근로자는 124만2000명이었다. 이에 따라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38.0%로 집계됐다. 이 비율 역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해 8월(36.0%)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올랐다.
반면 전국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742만6000명으로 지난해 8월(748만1000명)보다 5만5000명 줄었다. 올해 8월 전국 임금근로자(2044만6000명) 중 비정규직이 차지한 비중도 36.3%로 지난해 8월(36.4%)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부산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국과 달리 급증세를 보인 것은 지역 제조업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 해당 업종이 침체를 겪으면 ‘고용 쇼크’ 등 파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동남통계청 마경필 사회조사과장은 “지역 내 제조업 정규직 근로자 중 일부가 임시·일용직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며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고용 악화는 다른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달 부산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보다 3만2000명 급감하며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갔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달했던 올해 2분기 전국의 자영업자 수(557만8000명)는 지난해 2분기(568만1000명)보다 감소했지만, 부산의 자영업자 수는 35만1000명으로 지난해 2분기(33만3000명)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이 역시 제조업 부진 탓에 자영업으로 이동한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저임금 체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3개월(지난 6~8월)간 월평균 임금은 171만1000원으로 정규직(323만4000원)보다 152만3000원이나 적었다. 비수도권 청년 역시 수도권 청년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다. 한국노동경제학회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전국 청년 9715명을 조사한 결과, 비수도권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해당 지역에서 첫 직장을 구한 청년의 월평균 임금은 186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고등학교·대학교와 첫 직장을 모두 수도권에서 다닌 청년(202만 원)의 92.1% 수준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