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발 세력 나올 땐 선거 가능성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허용도 현 회장이 지역 상공계의 화합을 위해 연임을 포기하고 새 회장을 추대하자고 제안한 지 석 달 만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3일 부산상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허 회장을 포함한 회장단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추대에 관해 논의했다. 회의 결과, 회장단은 오는 12일 오전 7시30분 부산 롯데호텔에서 임시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추대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현 회장단에 일임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회장단 내부와 원로 상공계 등 각계에서 후보를 추천받은 뒤, 회장단 논의를 거쳐 1명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게 된다. 회장단은 허 회장과 수석 부회장, 부회장 17명, 상근부회장, 감사 3명 등 23명으로 구성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산상의 정관상 회장은 선출된 상공의원들이 뽑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의원들이 회장단에 회장 선출 건을 일임한다면 정관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상의 회장을 추대로 결정하는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8년 선출된 허 회장은 매번 선거가 끝난 뒤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세력과 갈등을 빚는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부산 상공계의 화합을 위해 본인의 연임을 포기하는 대신 회장을 추대하자고 제안했다(국제신문 지난 7월 22일 자 1면 보도). 이후 전·현직 상공회장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했고, 회장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
하지만 회장단이 내놓은 방식이 원만하게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사실상 현 회장단이 차기 회장을 뽑겠다는 얘기로, 이럴 경우 허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기 전부터 여러 기업인이 차기 회장에 관심을 나타냈다. 상공계 한 관계자는 “허 회장과 경쟁했던 인물을 차기 회장 후보군에 넣어 객관적으로 논의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결국 현 회장이 염두에 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회장단이 1명을 추대하더라도 또 다른 기업인이 후보로 나선다면 결국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부산상의 정관상 상공회원의 추천을 받은 기업인은 누구나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이에 대해 부산상의 관계자는 “어떤 후보를 어떻게 추천받을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우선 의원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후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장단은 상공계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성과 규모, 지역경제 기여도와 애정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대하자는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상공계의 화합을 위한 시도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