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법 개정안 발의
- 입지 원전 30㎞ 이내 한정
- 부산시 “유치 방안 논의 중”
정부가 원전 안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원전 밀집 지역’인 동남권 대신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원안위가 ‘원전 불모지’인 세종시로 이전하면 고리원전 등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은 사실상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부산 울산 경남 정치권이 법안 발의를 통해 ‘원안위 세종 이전’을 저지하고 나섰다.
8일 국민의힘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과 세종시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원안위를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위치한 세종시나 대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종시도 지난달 29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충청권 4개 시·도 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원안위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정부가 세종 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진 중인 8개 중앙행정기관의 이름이 명시됐다.
정부와 세종시가 원안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이 본격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서울 광화문 KT빌딩에 위치한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등을 세종시로 이전시킨 바 있다. 원안위 역시 광화문 KT빌딩 내에 있다. 황보 의원은 “정부의 ‘원안위 세종시 이전’ 추진은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와의 업무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안위가 부산 등 원전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원전 사고 발생 시 원활하고 조속한 대응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고리원전 1호기 해체를 위해 부산과 울산 접경지역(고리원전)에 설립될 원전해체연구소 등과도 협력 시스템 구축이 어려워진다. 서울에 있는 원안위는 지금도 이런 지적을 끊임없이 받는다.
이에 황보 의원은 지난 2일 ‘원안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원안위 이전 장소를 원전에서 반지름 30㎞ 이내 지역으로 한정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에는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10명을 비롯해 서일준(경남 거제) 서범수(울산 울주) 김병욱(경북 포항 남·울릉)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정부와 세종시가 원안위 이전 계획을 사실상 완성해 이미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뒤늦은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도 뾰족한 대책을 못 찾는 분위기다. 시 이용창 원자력안전과장은 “원안위의 세종시 이전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시에서도 (부산 이전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