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사업으로 추진되는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이 정부의 소극적인 지원 탓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엑스포 개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부산시가 추진 중인 ‘미군 55보급창 등 군사 시설 이전’ 계획은 정부 내 컨트롤타워 부재 등의 이유로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가 청와대와 정부에 제안한 ‘관계부처 고위급 정책 협의회’ 구성도 사실상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정부 당국과 시에 따르면 청와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군사 시설 이전과 관련한 ‘고위급 정책 협의회’ 구성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시에 의미 있는 답변이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는 엑스포 개최 예정 부지로 북항 일대 161만㎡의 면적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엑스포 유치 성공과 정상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최소 면적으로 인식되는 ‘200만㎡’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시는 ▷미군 55보급창(21만7000㎡) ▷미군 제8부두(4만1600㎡) ▷육군 제2보급단(20만5000㎡) 등 박람회 예정 부지 옆에 있는 군사 시설(총 71만㎡)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개최 예정 부지가 232만㎡(161만㎡+71만㎡)로 확대돼 다른 국가와의 유치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능해진다. 엑스포 유치전은 정부와 시가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는 내년 5월(예정)부터 본격화된다.
시가 ‘고위급 정책 협의회’ 구성을 정부에 제안한 것은 군사 시설 이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2030 월드엑스포’의 부산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대체 부지 확보 등 대규모 미군 시설 이전의 현실적인 어려움(국방부) ▷미군 시설 이전에 투입되는 대규모 예산(1조5000억 원 추정·산업부) ▷항만을 끼고 있는 부지로 미군 시설을 옮길 경우 주민 반발 가능성(해수부) 등의 문제로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박근록 시 2030 엑스포 추진단장은 “각 부처가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며 “부산시의 행정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장관급 수준의 ‘정책 협의회’나 컨트롤타워를 구성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주관하는 대국민 홍보전도 허점을 드러냈다. 산업부는 이날 “16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B급 홍보콘텐츠 공모전’을 연다”고 밝혔다. 국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B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2030 월드엑스포 개최가 부산의 최대 역점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해당 사업의 중요도와 위상을 스스로 격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