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도·매수자 가격조정 눈치싸움
- 일부 매물은 급히 거둬들여
- 남천동 호가 4000만 원 떨어져
- “이사 앞뒀는데 내 집값 하락 땐
- 대출로 감당 안 돼” 주민 분통
- 남·연제구도 고분양가 관리지역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연제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해당 지역 아파트 매도 물량과 매수 문의가 줄어들면서 지역 부동산 거래가 관망세로 돌아섰다.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매수자와 가격 하락을 우려한 매도자들로 인해 당분간 거래가 극히 드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연제구 모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0, 21일 매도자들이 매물을 걷어들일지, 가격을 조정할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이 기간 해당 사무소가 중개하거나 연계한 매물 3건이 철회됐다. 공인중개사 A 씨는 “아무래도 규제가 가해지다 보면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 당분간은 거래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도 “2~3주는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시장이 정부 규제를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만큼 가격 조정 국면이 짧고 그 이후 거래가 하나둘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모 아파트의 전용면적 73.92㎡는 지난 17일 13억6000만 원(8층)에 매매됐으나 주말엔 13억2000만 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또 연일 ‘불타오르는 장’을 보였던 해운대신시가지(좌동)의 호가 상승세도 정부의 규제 직후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내년 초 이사를 위해 다음 달 매물을 내놓을 예정이던 김모(41·해운대구) 씨는 “집 규모를 넓히고자 대출을 받아 급매물로 나온 전세 있는 집을 잡았다. 살고 있는 집을 당시 가격대로만 팔면 대출 상환도 가능하고 이사도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살고 있는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 텐데 추가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사를 못 한다. 정부의 일괄 규제로 투자도 투기도 아닌 1가구 2주택자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분노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진구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를 비롯,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인다. 특히 부산과 인접한 울산과 창원의 부동산 시장은 ‘활황’을 이어갈 기세다.
이와 함께 구 단위로 규제 지역을 지정한 데 따른 주민의 불만도 연일 거세다. 해운대구는 우·중동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반송·반여동은 사정이 다르다.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규제가 불가피하다면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제의 기계적 적용을 지양하고, 주민 편익을 고려한 핀셋 규제를 해야 한다. 해운대구에는 폭등한 지역도 있지만, 수년째 거래도 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정부는 지역 사정을 전혀 모르고 탁상행정으로 전체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우를 범했다. 해운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주택보증공사는 지난 20일 부산 남구와 연제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현재 부산에는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가 해당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송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