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택배회사 틈새 찾아 창업
- 부산 전역 배송센터 설치 목표
‘물건을 사면 하루 만에 택배가 오는데, 내가 보낼 때는 왜 택배사에 물건을 주는 데만 2, 3일이 걸릴까’. 부산시 우수 사회적경제기업인 함께가는길협동조합은 누구나 한번은 해봤을 법한 이런 의문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냈다.
 |
| 함께가는길협동조합의 활동 모습. 함께가는길협동조합 제공. |
함께가는길협동조합은 오프라인 광고업을 하던 5명이 2017년 결성했다. 2년이 지나도록 공동사업은 하지 못하고 각자 일만 하던 터라 사업 아이템을 찾던 한영욱 대표의 눈에 택배 상자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 길로 공부를 시작한 한 대표는 택배사가 발송에 집중하느라 개인 수거는 뒤로 미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매일 수거하러 가는 곳은 정기적으로 대량 발송 물량이 있는 쇼핑몰 사무실 등이었다. 개인은 며칠 동안 택배기사를 기다릴 바에야 직접 편의점이나 우체국에서 발송하고 있었다. 소상공인은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직접 택배를 발송하는 것도 힘들어 택배 거래는 아예 포기한다는 점이 특히 문제였다.
함께가는길협동조합은 그 틈새를 채우려고 지난해 택배 픽업 서비스인 픽업다오(da-o.co.kr)를 시작했다. 고객이 홈페이지나 앱으로 픽업 신청을 하면 각 지역에서 활동 중인 조합원 4명이 1, 2시간 내로 택배를 수거한다. 이렇게 수거한 택배는 CJ 롯데 등 대형 택배사 중간집합지로 보내져 수신자에게 전달된다. 택배 발송인은 우체국이나 편의점에 가는 불편함을 덜게 됐고, 소상공인은 엄두도 못 내던 택배거래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함께가는길협동조합이 대량발송자가 돼 택배사 단가 계약을 한 셈이어서 픽업다오 이용료도 1건 2500~2700원으로 일반 택배보다 저렴하다. 택배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픽업다오가 관리해주는 것이어서 택배사 반응도 좋다.
하지만 사업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월 매출이 고작 2만 원일 때도 있었다. 그래도 편의점이나 우체국에 직접 방문해 발송하는 택배 물량이 부산에만 100만 개가 넘는다는 시장조사 결과를 믿고 견뎠다. 조합원들은 편의점이나 우체국에 진을 치고 택배를 붙이러 가는 사람이 있으면 쫓아가서 픽업다오 홍보스티커를 나눠줬다. 한번 픽업다오를 이용한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배송 물량이 늘어났다. 한 달 25개였던 물량은 6000개 이상으로 늘었고 월매출도 1500만 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내년부터는 택배사에 인계하는 게 아닌 조합원이 직접 배송하는 당일 배송 서비스도 부산 내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부산 16개 구·군에 배송센터를 하나씩 설치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게 최종 목표다. 계획대로 되면 정규직 일자리 56개, 경력단절 여성이나 노인 등에 파트타임 일자리 190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