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푸집에 금속·비금속 분말 넣고
- 설계한 모양대로 굳히는 기술
- 비싼 티타늄 손쉽게 제조 가능
- 다양한 특수소재 생산 활용
- 스퍼터링 타켓 반도체 필수 소재
- 기술력 덕택 자체 생산 가능 전망
제조업에서 소재는 혁신의 시작점이다. 어떤 소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 성능 내구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소재가 제품 경쟁력의 원천인 셈이다.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산업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광섬유가 개발되면서 초고속통신망이 구축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ICT 산업이 발달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소재 산업은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보듯 주력 산업 분야의 핵심 소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중소기업인 ㈜코리아파우더가 반도체·방열소재 등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합금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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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 ㈜코리아파우더 대표가 회사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충격에너지로 특수소재 생산
코리아파우더가 보유한 핵심 역량은 충격에너지를 이용한 분말 성형 기술이다. 분말 성형은 거푸집에 금속, 비금속 등 분말을 넣고 설계한 모양대로 굳히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강한 압력을 주고 높은 온도를 가해 분말을 녹이지 않고 굳히는 소결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소재 분말을 이용해 합금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코리아파우더는 압력과 열 대신 충격 에너지를 사용해 합금 등 특수 소재를 생산한다. 충격파가 분말을 통과하면서 분말이 하나의 고체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원리다. 소결보다 순도와 밀도가 높은 합금을 제조할 수 있다. 다만 사용하는 분말이 어떤 원소냐에 따라 충격 에너지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오랫동안 연구됐지만 충격에너지 조절이 까다로워 상용화되지 못했는데, 공학박사이면서 한국충격파학회 분과이사인 김영국 대표가 연구 끝에 완성했다.
코리아파우더의 기술을 활용하면 제조가 어려운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 등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티타늄은 융점이 1600도, 알루미늄은 660도이기 때문에 녹여서 합금할 수 없다. 그래서 분말 성형으로 만드는 데 소결을 거쳐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티타늄 합금은 가벼우면서 강도가 뛰어나고 내식성도 우수해 항공기 우주선 의학장비 소재로 많이 사용되지만 이런 이유로 비싸다. 가공하기 어려운 점도 단점이다. 그런데 코리아파우더가 특수 설계한 장비를 이용하면 소결을 위한 별도 장비와 시간 투자 없이 한 번의 충격파 생성으로 원하는 모양의 티타늄 합금 부품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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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파우더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
코리아파우더는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 부품의 국산화를 목표로 2017년 설립됐다. 첫 번째 목표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스퍼터링 타겟 국산화다. 스퍼터링은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에 금속 박막을 씌우는 방법 중 한 가지다. 실리콘 웨이퍼는 부도체인데, 금속 박막을 씌워 특정 조건에서 전기가 통하는 반도체 물질이 된다.
스퍼터링은 진공 챔버에 실리콘 웨이퍼와 금속으로 이뤄진 스퍼터링 타겟을 두고 진행된다. 챔버에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전압을 가하면 스퍼터링 타겟에서 금속이 분리돼 웨이퍼에 달라붙고 얇은 금속박막이 형성된다. 이 때문에 타겟은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순도 높은 금속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불순물 없이 제조하기가 까다로워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스퍼터링 타겟 금액만 연간 8000억 원이 넘는다. 구리 스퍼터링 타겟은 일본 100대 수출 규제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기술은 애초 순수한 금속 분말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스퍼터링 타겟 생산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충격에너지 분말성형 기술은 서로 다른 금속 간 접합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방열 재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계가 작동하면 열이 발생하고, 빨리 배출하지 못하면 마모나 변형이 생긴다.
특히 컴퓨터 등 전자 부품은 오작동이 발생하다 회로가 타버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내부 열을 빠르게 빼내기 위해 열전도가 우수한 구리나 알루미늄 소재로 방열판을 만든다. 열전도 성능은 구리가 훨씬 우수하지만,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코리아파우더는 구리에 알루미늄을 접합해 방열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구리보다 저렴한 방열판을 만든다.
김 대표는 “보통은 3가지 이상 원소를 혼합해 합금하는 게 어려운데, 충격파 분말성형으로는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물성을 갖는 복합소재나 합금 신소재 제조에 유리하다. 반도체와 방열 소재뿐만 아니라 신사업 창출 가능성이 무궁무궁하다”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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