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진공 정책자금도 이미 바닥
- 업체들 코로나 재확산에 한숨만
코로나19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됐지만, 대부분 동이 나 정책자금 곳간이 채워지는 내년 1월까지 중소기업은 한층 더 혹독한 보릿고개를 보낼 전망이다. 여기에 주춤했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여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부산시는 올해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800억 많은 3100억 원 마련했지만 대부분 소진됐다고 30일 밝혔다. 애초 시는 지난해처럼 운전자금으로 2300억 원, 육성자금으로 1000억 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운전자금 수요가 폭증하자 운전자금 3100억 원, 육성자금 200억 원으로 재편성했다. 그럼에도 워낙 수요가 많아 운전자금 지원 예산이 금세 소진됐다. 운전자금은 생산활동에 필요한 재료비, 인건비 등을 말한다.
정부 정책자금 상황도 비슷하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부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운전자금)으로 편성된 60억 원이 지난 3, 4월 동이 났다. 정부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거치면서 총 636억 원으로 확대됐지만, 지난 10일 기준 95% 이상 집행됐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정책자금은 보통 10월 마지막 지원 접수를 받아 11월 내 대부분 소진된다. 내년 예산을 확정하고 집행계획을 세우는 12~1월이 보릿고개인 셈이다. 올해는 지원 수요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한층 더 혹독한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9월 중 부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부산지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 규모는 지난해 1~9월 4조6805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8조1617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8월 기업대출은 전월대비 7542억 원 늘었는데, 9월에는 전월 대비 8348억 원으로 뛰어 증가세도 더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접어들자 기업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기업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영업활동을 하지 못해 판로를 잃을 수밖에 없고, 혹시라도 사내 확진자 발생으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자금 조달이 막히면 은행 대출로 버텨야 하는데, 불황에는 신용등급이 낮아져서 어렵다. 정책자금 예산이 확보되는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이미 조달한 자금은 상환 기한을 늦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정책자금 지원이 언제 다시 시작되느냐는 문의가 예년보다 확실히 많다”며 “지원이 필요한 곳은 예산이 확보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고, 이미 지원을 받은 곳은 상환을 유예 또는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