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수도권 투자 위축 등 우려
- 여야 처리 보류로 사실상 무산
- 홍남기는 “매우 아쉽다” 밝혀
기획재정부가 추진한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감세 혜택 축소’ 방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세금 감면 혜택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기재부의 ‘입법 속도전’에 비수도권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한 여야가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매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 기재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에서 기재부가 제출한 ‘지방이전 기업 세액감면 제도의 감면 한도 신설 방안’에 대한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포함된 ‘지방이전 기업 세액감면’은 수도권과밀억제권역(수도권)에 있는 기업이 공장이나 본사를 비수도권으로 옮기면 이전한 지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7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전액(100%)을, 그다음 3년간은 매년 50%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아 국가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됐다.
하지만 기재부는 지난 7월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지방이전 기업 세액감면 제도에 ‘감면 한도’를 부여한다”고 못 박았다. 감세 혜택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지역에 투자한 누계 금액의 50%까지’만 세제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를 놓고 당시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경제계는 “지방에 대한 기업 투자가 더 위축돼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여야가 기재부 방안에 제동을 건 것도 이런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방안이 ‘보류’ 형태로 남겨지기는 했지만 상임위(기재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수도권 경제에 대한 기재부의 위기의식 부재와 수도권 중심의 정책 추진 기조가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6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활성화 명목으로 ‘유턴기업에 대한 수도권 부지 우선 제공’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경제 수장인 홍 부총리는 감면 한도 신설 방안이 보류되자 “감사원 권고에 따라 추진했는데 국회에서 제외돼 매우 아쉽다”고 발언했다.
한편 소득세법 개정안은 이번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종합소득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의 소득세율을 기존 42%에서 45%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종합부동산세 개정안도 통과됐다. ‘고령자 및 장기보유자 종부세 세액 공제’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도 적용하는 게 골자다.
이 밖에 ▷연안 화물선용 경유 유류세 감면 대상을 모든 선박으로 확대 ▷250만 원 초과 가상자산 소득에 20% 세금 부과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적용 기한 6개월 연장(올해 12월 31일→내년 6월 30일) 등의 방안도 기재위 문턱을 넘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