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을 비롯한 ‘공정경제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경영 위축 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재계가 격랑에 휩싸였다. 반면 정부는 “대기업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여전히 미흡한 만큼 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경제 3법은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일컫는다. 3개 법안은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모두 통과했다. 공정경제 3법의 핵심인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골자로 한다. 현행 상법은 국내 상장기업이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먼저 뽑은 뒤 그 이사진 안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은 이사와 분리해 선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는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와 여당이 상법을 개정한 것은 기업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위원이 최대주주의 영향력 안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1년간 국내 58개 기업집단(그룹)에 소속된 266개 상장사의 이사회 안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한 비율은 0.49%에 불과했다. 사외이사(감사위원 등)의 ‘기업 감시’ 역할이 유명무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은 갈수록 커진다. 주요 경제단체는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되거나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코스닥협회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중소 상장사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정의당은 상법 개정안 중 일부 기준이 애초 정부 안보다 완화된 점을 지적하며 “재벌 개혁의 취지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