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 제도의 문턱을 높인다. 기술특례 상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을 좀 더 꼼꼼하게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새해부터 코스닥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 평가제도를 개선해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2005년 도입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이 기술평가기관의 평가를 받은 뒤 비교적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영업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력을 갖춘 기업에 기업 공개(IPO) 기회를 제공해 자금 확보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 중 2곳의 평가 결과가 모두 BBB 등급 이상 받거나 적어도 한 곳에서는 A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기술특례 상장은 바이오 관련 기업이 많이 도전하고 있어 제조업이 주력인 부산은 사례가 많지 않다. 2016년 신라젠이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개선한 기술평가제도는 기술성과 시장성의 평가항목을 재조정하고 세분화했다. 지금까지 기술성 4개와 사업성 2개로 나누었던 평가항목을 기술성 3개와 사업성 3개로 조정하고, 26개인 평가항목을 35개로 늘려 좀 더 까다롭게 했다. 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개선한 것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술성과 사업성을 제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사는 25곳으로, 제도 도입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또 사전단계인 기술평가 신청 기업도 역대 최다인 57개사였다. 하지만 이를 통해 상장한 기업 중 구설에 오른 곳이 생기며 좀 더 깐깐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 시총 2위에 올랐지만 임상 중단 이후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조사받으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하지만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가 필요한 기업에 오히려 규제가 강화된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