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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프롤로그> 사람은 서울로?

지역 브랜드파워 보석같이 갈고 닦는 작업, 출발은 스토리 발굴이다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  |   입력 : 2021-01-05 19:05:4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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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인구수 총인구 절반 넘어
- 주거난에 ‘헬’이라 자조하면서도
- 지방 미래 없다며 서울로만 향해

- 각 분야별 빼어난 부울경 기업들
- 정작 지역서 가치 인정 못받은 채
- 정체 상태이거나 고사되는 현실

- ‘지방’ 아닌 ‘지역’ 개념이 마땅
- 홍보에 적극 힘써야 인재 돌아와
- 기업주와 토론 등 대안 제시할 것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민중이 세상사에 밝으면 권력은 불편했다. 절대권력과 그에 봉사할 소수만이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향유하던 시대에는 사람은 서울로 가야 했다. 지식의 창고에서 앞선 정보까지 수혜 받아야 눈이 밝아지고, 꿈을 꾸며, 남과 다른 삶과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방방곡곡 어디서나, 지구 반대편에서도 약간의 여건만 갖추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리더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서울을 꿈꾸고, 향한다.
   
부산항 신항 전경. 유사 이래 우리 교역의 관문으로 신문물을 받고 우리 것을 내보낸 역동의 기지이다. 국제신문DB
서울은 특별하고 화려하다. 아니, 그래 보인다 일정 부분에서는. 까닭은 사람이다. 역사는 사람이 만들 듯 문명도, 번영도 사람이 만든다. 수많은 인재가 서울로 모이고, 정보를 교류하며 경쟁하는 승수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할까.

2020년 11월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인구수는 2603만 명으로 전체 인구 5183만 명의 절반을 넘어선다. 반면 면적은 수도권 1만1861㎢로 전체 10만364㎢의 10%를 조금 넘는 정도다. 그러니 주거에서부터 ‘헬(hell)’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서울 반포지구에서 전용 84㎡ 아파트 전세가가 20억 원을 기록하더니 평당 전세가가 8000만 원이 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가로 세로 182㎝쯤 되는 공간을 임대하는데 그 큰돈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명문 학군, 풍족한 현금 보유에 세금 부담 없는 따위의 분석도 있지만 어쨌거나 ‘클레이지(crazy)’다. 더욱 서글픈 것은 연봉 3000만 원 내외로 시작해 평생 죽어라 발버둥 쳐도 ‘클레이지’ 근처도 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울을 고집하고, 향한다. 왜!

■지방이 아니라 지역이다

   
울산 울주군의 반구대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등 해양 활동과 문화를 증거 하는 보물이다. 국제신문DB
‘지방’의 사전적 정의는 ‘한 나라의 수도 이외의 지역’이다. 이는 ‘사람은 서울로’ 시대의 개념으로 한계를 내포하고, 차별의 수용을 강요한다. ‘지역’은 ‘자연적 또는 사회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나눈 지리적 공간’이라 정의한다. 그렇다. 특정한 지리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은 지방이 아니라 또 다른 중심이다. 혁신은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시작된다. 지역이 또 다른 중심이라는!

한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번영을 이끈 대한민국 경제의 선장은 대부분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출신이고 이 지역에서 시작했다. 삼성 LG 롯데 현대,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이들 기업은 이제 서울에 둥지를 틀고 있다. 사람이 서울로 가는 까닭이다. 최고의 기업에 취업하고, 그들 기업과 연결되면 좀 더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치 금융 교육 문화 예술 등등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이 비슷한 여건이다.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특정 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2가구 생활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음은 서울을 버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자녀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정말 지역의 또 다른 중심은 불가능한 것일까!

■빛내지 못하는 부·울·경 보석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산림의 여러 산물로 우리를 키웠다. 아버지처럼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정신을 길러준 ‘산신령’이다. 국제신문DB
사방이 산으로 막힌 경상북도 중소도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중년이 되어서는 20여 년 외국을 떠돌았다. 부울경 지역을 알 턱이 없었다. 국제신문과의 인연으로 취재를 다니며 그야말로 놀라고 반성했다.

어린 시절 따뜻한 밥에 계란 한 알을 넣고 간장으로 비벼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간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역사를 가진 경남지역 제품이었다. 청년시절 어쩌다 들러 친구들과 마시던 지역 소주에 감탄했던 기억도 또렷하다. 하동군 여관방에서 서비스로 갖춰놓은 티백 차를 마시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국내의 차도 무수히 마셨고, 중국에서는 이런저런 인연으로 가장 비싸고 좋다는 차도 10년 넘게 마셨으니 차 맛 구분은 좀 한다. 대중적 녹차로는 최고였다. 알고 보니 하동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였고, 그 티백은 야생차로 만든 거였다. 일제(日帝)나 특정기업에서 조성한 일률적인 다원(茶園)의 차로서는 낼 수 없는 맛이다. 함양의 한 전통주는 위스키, 코냑은 물론 중국의 마오타이까지 섭렵한 주귀(酒鬼)급 혀(?)를 매료시켰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먹었던 해산물 대부분도 부울경 지역 바다의 것이었다.

바다는 더 몰랐다. 상하이의 항구를 둘러보고 해양입국, 바다경제를 말하면서도 우리의 항만과 어업은 건성으로 보고 넘겼다. 역시나 관련 지역기업은 주목받고 대우받지 못해 정체 상태이거나 고사되고 있는 중이다. 왜!

■보석은 가공해야 빛이 난다

우선 지역기업의 가치를 지역민과 지자체가 먼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 하나.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중국 증시의 주가총액 순위에서 주류회사 마오타이는 공상은행(工商銀行), 중국석유(中國石油) 등과 함께 1~5위권을 오르내리고, 또 다른 주류회사도 10위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본사와 공장은 가장 낙후됐다는 안후이(安徽)성 마오타이진(茅台鎭)으로, 우리나라 읍·면에 해당하는 중소도시에 있다. 부울경 지역의 비슷한 보석을 이제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

둘째, 브랜드 파워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홍보라 할 수 있다. 그저 비용을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시대의 초점을 찾아내고 트랜드에 맞는, 혹은 앞서 이끌어가는 홍보여야 하고 그것은 스토리가 시작이고 화장의 기초이기도 하다. 천생 미인도 분장과 조명의 예술(포장이라 할 수도 있다)에는 이길 수 없는 노릇이다.

셋째, 지방이라는 단어의 속임을 깨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울경 지역기업이 서울지역에, 전국에 우뚝 설 수 있다는 기업의 자긍심, 지역민의 애정(밀어주기)이 합쳐져야 한다. 그래야 부울경 지역인재가 지역기업을 선호하고, 그 인재의 능력으로 기업이 크고, 기업의 힘으로 국가경제의 중추가 되어 새로운 중심이 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지자체 지원 등 다양한 협력이 필요하지만 시리즈를 진행하며 이야기를 더할 계획이다.

■분칠하고, 야하고, 뻥이 튈 수 있다

이 시리즈는 해당 기업의 일방적 이야기로 적당한 화장이나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식상함으로는 실질적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주, 관계자와 치열하게 토론하여 초점을 찾아내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조언까지 들어 대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힘 빼고 이야기한다. ‘분(粉)칠’도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스토리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도 놓치지 않겠다. ‘야(冶)’할 수 있고, ‘뻥’이 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짓은 쓰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현란한 광고에 무심하게 선택하는 소비의 손길을 돌려보려 한다. 독자에게 강요도 해볼 생각이다. ‘서울 소주 말고 부산·경남 소주 마십시다!’ 라고.

일단 우리 것부터 써보자. 그래야 부울경 지역 기업이 기력을 찾고, 미래가 보이면 인재가 돌아오고, 그럼 지역이 중심이 되어 전국을 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헬’을 벗어나 모두가 ‘헤븐(heaven)’으로 가는 길, “부울경 삼총사를 격하게 응원한다!”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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