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31.68 마감 … 종가도 첫 돌파
- “증시 상승하려면 경제회복 필요”
- 정부, 유동성 쏠림·양극화 우려
- 소상공인 매출액 56% 곤두박질
- 고용실적·산업지표도 개선 안 돼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상승 랠리를 펼치며 종가 기준 3000선을 돌파했지만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실물경제는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우려가 크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 초유의 ‘괴리’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경제 주체 간 양극화 심화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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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3031.68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한국거래소에서 정일문(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가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정부의 현금성 지원 정책과 초저금리 기조 등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주식 투자로 피해를 만회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려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첫 ‘3000선 돌파’다.
경제·사회 이슈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증시 활황은 통상 경제 활성화의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고공행진은 정부의 분석처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시장과 달리 실물경제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전국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부산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58%나 곤두박질쳤다. 소비자물가와 고용 실적, 산업활동 지표 등도 개선되지 않는다. ‘전 국민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68%가 동의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리얼미터 7일 발표)는 그만큼 실물경제가 얼어붙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경제학 박사 출신인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실물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다”며 “조그만 외부 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소위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 최근 증시 활황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빚투(빚을 내서 투자)’ 증가에 따른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주식 투자를 위해 굴린 돈(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은 22조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 차입액(52조6000억 원)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주식투자의 상당 부분이 ‘빚투’라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실물경제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 어떤 리스크 요인이 불거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실물 간 괴리 현상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반면, 부동산·주식 자산가들의 재산소득만 늘어나는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는 괴리 현상에 따른 후폭풍을 막기 위해 관련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주 안세희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