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 수요 억제책 후퇴 가능성
- 공급 촉진 실효성 없단 지적도
정부와 여당이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 정책을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아예 배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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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과 관련해 완화 방안이 정부와 여당에서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양도세 상담을 홍보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
■양도세 중과 유예 및 배제 가능성
1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당정은 오는 6월 1일 시행되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향성이 잡힐 경우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준비 중인 부동산 공급 대책과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하는 중과세율을 10%포인트 높이겠다”고 밝혔다.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각각 10%포인트와 20%포인트의 양도세를 중과해 왔는데, 이를 2021년 6월 1일부터 10%포인트씩 더 높이기로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소득세법상 주택의 양도세 최고세율은 62%다. 양도차익에서 필요 경비와 공제액을 뺀 과세 표준이 5억 원을 초과할 경우 기본세율 42%가 적용되는데,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에는 20%포인트를 중과했다. 그런데 올해 6월부터는 2주택자와 3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이 10%포인트씩 더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양도세 최고세율은 72%까지 올라가게 된다.
정부가 이처럼 징벌적인 수준의 양도세 중과 방침을 정한 것은 다주택자 등을 최대한 압박해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당시 정부는 “투기성으로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할 유인을 최대한 없애고, 다주택자가 집값 상승으로 얻은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정부는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도 ‘0.6~3.2%’에서 ‘1.2~6.0%’로 높였다.
하지만 양도세와 종부세가 강화되다 보니 오히려 시장에서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기보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입체적 압박에도 실제 나온 매물이 많지 않았던 만큼 양도세 중과 완화와 같은 유화책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정이 검토 중인 ‘완화 방안’은 올해 6월 1일로 예정된 양도세 중과 시점을 미루거나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중과에서 배제해주는 쪽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현재 집을 3, 4채 갖고 계신 분들이 매물로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 정책”이라며 “새로운 주택을 신규로 공급하기 위한 정책 결정과 다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모두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 공급에 차질을 주는 제도를 과감하게 완화하려는 것 같다”며 “주택시장 규제 정책에 기류 변화가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 후퇴 우려
다만 양도세 중과 정책이 완화되면 투기 수요 억제에 총력을 쏟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후퇴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완화 방안이 다주택자의 매물을 실제로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당정 역시 이런 점을 우려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는 양도세 중과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완화로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고 기존 대책을 바꾸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당내 의견도 아직 일정한 방향으로 모인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