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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1-상> 동원개발

의·식·주(衣·食·住) 시대서 주·식·의(住·食·衣) 시대로…‘튼튼함’ 제일주의로 집을 짓다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  |   입력 : 2021-01-12 19:18:0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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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조상 안전·음식 담보되며
- 사랑하는 이성 독점하기 위해
- 혼거 아닌 개별 주거시대 열어

- 46년 부산 터전 삼은 건설 회사
- 비스타동원·동원로얄듀크 건축
- 시공능력 평가액 비수도권 1위

- 장복만 회장에 건설 철학 묻자
- “그냥 튼튼하게 짓는거지” 답변
- 그 생각 뼛속 깊이 박혀 있어

■집은 사랑이다

   
인터뷰 내내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은 쓰면서 대답한다. 근데 이면지에 연필이다. ‘꼰대’인 줄 알았는데 직접 오리고 붙여 오직 자신만 사용한다니 ‘라떼’는 없다. 그러니 꼰대가 아니다. 자신의 말을 적어가며 대화 하는 것은 스스로 확인하며 조리를 잃지 않고 실수를 막으려는 그만의 지혜이리라.
인류의 조상이 처음 주거로 삼은 곳은 나무 위였다. 가지에 몸을 얹고 나무줄기에 기대거나, 가지에 걸터앉아 다른 가지에 의지하거나…. 먹이사슬의 한참 아래쪽에 위치한 약한 존재로서 상위의 포식동물이나 독 따위를 품은 개체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마침내 나무에서 내려와 땅 위에 두 발로 서게 됐다. 이제 또 다른 주거를 찾아야 했다. 동굴. 은신에도 적합하고 입구만 지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으니 자연의 축복이었다. 불까지 피우니 동굴 안은 따뜻하고, 막힌 공간에 둘러앉으니 이전보다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자연스레 정(情)이 도타워지고 불꽃이 튀어 몸사랑이 잦아졌다. 자식이 태어나고, 아버지는 헛갈려도 어머니는 분명하니 여인을 중심으로 가족이 형성되고, 가족과 가족이 함께하는 무리의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먹고 살기 위한 사냥과 채집의 동굴 밖 활동이 많아지고, 점점 멀리까지 찾아나서야 했다. 게다가 동굴은 대부분 물이 흐르는 하천과 거리가 떨어져 있었고, 흙으로 토기를 빚었지만 무리의 수가 늘어날수록 물 긷기는 만만찮은 일이 되었다.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나가자! 그 사이 단순히 손아귀에 쥐고 사용하던 돌무기를 넘어, 석기의 끝을 뾰족하게 다듬어 나무에 결박한 창은 물론 줄의 탄성을 이용한 활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게다가 동굴에서 익숙해진 군집생활은 우두머리의 지휘에 따른 일사분란으로 단번에 먹이사슬의 상위에 올라 맹수조차 쫓고, 잡아서 먹어치우지 않는가. 하하, 이제 우리의 세상이다!

육식으로 영양 섭취가 좋아지니 머리도 잘 돌아갔다. 채집할 열매가 풍성하고, 홍수를 피할 수 있는 물 가까운 언덕이면 명당이다. 땅을 고르고, 바닥을 조금 파내고, 그 위에 나뭇가지로 고깔 모양의 골격을 세우고, 잔 나뭇가지와 질긴 풀로 틈을 메우니 바람과 비를 막아 편히 앉고 누울 수 있게 되었다. 환타스틱!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전에 머물던 큰 동굴만큼의 너른 공간은 만들기 어렵다.

내내 찜찜한 게 있었다. 마음 가는 이성끼리 서로 독점하고 싶은 욕망은 깊어졌는데 혼거의 공간에서는 침탈당하기 일쑤였고, 최고의 완력이라도 무리의 결속을 위해서는 선뜻 고집하기 어려웠다. OK! 이참에 개별 주거로 가자. 눈 맞은 사람끼리 한 지붕을 이루고 몸사랑을 나누면 사내도 제 자식을 알아 아버지가 되고, 핏줄의 가족을 더 살뜰하게 보살피지 않겠는가. 바야흐로 ‘사랑(SARANG or SEX)의 집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자체개발사업으로 지역 1위

   
장복만 회장은 비록 금속 틀이지만 아직도 몽당연필을 쓰고 있다. 가히 국보급이다.
아파트. 2020년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불붙은 심지의 다이너마이트’였고, 2021년 현재도 그 불은 타들어가고 있지만 추이나 결말을 예측할 재간은 없다. 어쨌거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책의 풍선효과가 번지는 전국 주요도시까지 거래가가 들썩인다. 덩달아 가진 이들은 욕망으로, 그렇지 못한 이들은 간절함으로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기왕이면 브랜드에 주목하게 된다. 브랜드파워는 곧 돈이지 않은가!

대략 GS ‘자이’, 현대 ‘힐스테이트’, 삼성 ‘래미안’을 중심으로 수도권 건설회사의 브랜드가 10위권을 휩쓸고 속칭 ‘메이저’라 한다. 호남에 기반을 둔 호반건설의 ‘베르디움’도 10위권을 넘나들고 있지만 본사 주소는 서울에 두고 있다. 이전 대구를 기반으로 한 ‘우방’ 등 몇몇 지역 브랜드의 기세가 호기로웠지만 이제는 옛 기억조차 희미하다.

동원개발. 시작부터 46년 넘는 오늘까지 부산이 터전이다. 브랜드는 ‘비스타 동원’ ‘동원 로얄듀크’ 두 가지. 귀에 설다. 물론 부울경 지역과의 옅은 인연 탓이다. 부동산에는 초연(?)하지만 새삼 눈길을 끈 것은 2020년 기준 시공능력 평가액이 1조 2404억 원으로 전국 30위, 지역(수도권만 제외한 전국) 1위라는 사실이다. 건설회사의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종합한 시공능력평가는 단순하게 말해 자체 개발이 아니어도 평가액만큼의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외부 건설공사를 수주한 실적이 아니라 대부분 자체개발사업의 실적이니 그간 엄청난 가구 수의 아파트를 지었다는 이야기다.

■집의 기본, ‘튼튼하게’의 철학

   
센텀 비스타 동원 아파트 전경.
장복만 회장. 오래전 현대·대우·포스코건설의 회장이나 사장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와 비교하면 장 회장의 사무실, 너무(?) 검소하다. 대신 81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하다. 눈빛은 형형하고 팽팽한 피부는 윤기가 흐르니 온천을 자주 하나 싶다. 목소리와 신체의 동작 모두 어눌함 없이 활달하니 덩달아 씩씩해진다.

다짜고짜 “집을 짓는 철학이 뭡니까?” 물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듯 힐끔 보더니 “그냥 튼튼하게 짓는 거지” 한다. 아하, 이 양반이 꼰대까지는 아니어도 완고하구나. 그러니 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아마 소홀했겠구나 생각했다.

예전에 메이저 건설회사 회장으로부터 아파트 브랜드 네임을 지어보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SHE’를 생각했다. 등기부상 주인은 남자일지라도 집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실질적 주인은 ‘그녀’인 세상이고, 그게 맞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하는 집, 그녀가 주인인 집. 거기에 조용한 ‘쉬’의 의미도 더했다, 모름지기 집은 안정되어야 하니까. 그런데 조금 더 나갔다. ‘SHE’의 ‘S’는 ‘sex’ ‘H는 ‘health’ ‘E’는 ‘education’으로 사랑과 건강, 교육이 집의 본질이고 의미라 했다. 눈빛을 반짝였지만 며칠 뒤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좋은데 아래 임직원들이 모두 ‘sex’에 질색하더라나. 조금이 아니라 막나간 것이구나. 한동안 잊었다가 장 회장에게 ‘SHE’를 슬쩍 던져봤다. 눈초리가 매서워질 줄 알았는데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일리 있네” 한다. 오너든 CEO든 정점에 오른 이는 나이나 배움에 상관없이 감각이 싱싱하다. 그래서 정정, 팽팽, 형형, 활달한 모양이다.

자, 이제 다시 소비자로 돌아가자. 집, 튼튼한 것이 최우선이다. 메이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도 신뢰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만큼 튼튼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투자수익은 그 다음이다. 그렇지만 메이저 아파트의 하자소식은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태풍에 유리창이 박살났다는 따위의.

모든 제품은 생산자의 철학의 결실이다. 장 회장은 철학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듯 “그냥 튼튼하게 짓는 거지” 말하지만 뼛속에 박혀있으니 언어의 수사는 낯간지럽다는 뜻이다. 그는 철근도매로 사업을 시작했다. 뼈대를 잘 알아서 새겨진 철학이니 안전이라는 기본은 확실하다. 그럼 이제 소비자의 수익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브랜드 파워, 포장 혹은 화장의 예술 말이다. 그건 아무래도 후계자인 장호익 사장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듯싶다.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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