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일자 김 차관 파문진화 나서
- “상세히 검토해 논의 임하겠다”
여당이 추진 중인 ‘자영업 손실 보상제’가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 국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재정의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자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재부를 강하게 질타하며 법제화를 지시했다.
정 총리는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 기준을 따르느라 영업을 제대로 못 한 분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를 향해 “국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자영업 손실 보상에 대한 법적 제도개선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의 이날 발언에는 기재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가 담겼다. 앞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0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해외 사례를 일차적으로 살펴본 결과 (자영업 손실 보상제를)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정 총리는 김 차관의 발언을 보고받은 뒤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기재부는 같은 날 오후 늦은 시간에 해명자료를 내고 “법제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자영업 손실 보상제는 코로나19 이후 집합금지 조처 등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영업 손실을 법으로 보상해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집합금지 업종은 손실 매출액의 70% ▷영업제한 업종은 60% ▷일반 업종은 50%를 보상해주는 게 골자다.
문제는 비용이다. 월 소요 비용은 24조7000억 원(민 의원 법안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상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산은 늘어난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차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난색을 표한 것도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을 둘러싼 정부와 여당 내 불협화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도 기재부는 공개리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논란이 더 확대되거나 ‘극한 대립’의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정 총리 옆에 배석했던 김 차관은 회의가 끝난 뒤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상세히 검토해 국회 논의 과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