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엎친 데 덮친 르노삼성發 경영난
- 장기파업·로그 생산중단 여파
- 평균 매출 20~30% 곤두박질
- 감원 등 허리띠 졸라매도 한계
# 지역 부품업체 자구책 마련 고심
- 전기차 배터리 부품으로 전환
- 거래처 다변화 등 홀로서기도
- "글로벌 공급망 확보 지원 필요"
르노삼성자동차가 8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하자 지역 협력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수년간 누적된 손실이 심각한 데다, 비상 경영에 따른 단가 인하 압박이 가해진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업체는 르노삼성차에만 매달리지 않고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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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가 희망퇴직을 포함한 고강도 긴축 경영에 돌입하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은 이에 따른 납품 단가 인하 요구 등을 걱정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국제신문DB |
■협력업체 “엎친 데 덮친 격”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25일 ‘르노삼성차 구조조정 발표에 따른 부울경 협력업체 60곳 긴급 모니터링’ 결과를 내놨다. 모니터링에 따르면, 60개 협력사 대부분 2018년부터 르노삼성차의 내수 부진과 물량 감소, 코로나19 직격탄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18년 이후 평균 매출이 30%가량 줄었고, 인력도 20%나 감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협력업체 A사는 2017년 르노삼성차에 대한 납품 물량이 27만 대 수준이었으나 현재 절반으로 줄어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생산직 인력 20%를 감원했고, 공장 운영도 직접이 아닌 도급으로 바꿔 최대한 비용을 줄였지만 르노삼성차의 비상 경영 소식을 듣고 더욱 막막해졌다. B사 역시 르노삼성차의 생산 부진으로 전년도 대비 매출이 100억 원이나 줄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업체는 휴업과 휴직을 병행하며 인력을 관리하고 있지만 직원이 퇴사하더라도 충원하기 힘들고, 거래처 다변화도 고민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는 C사는 원청업체 두 곳 모두 상황이 좋지 않아 매출이 20%나 줄었다. 사무관리직을 20%나 감원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어 답답한 형편이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협력사들은 르노삼성차의 비상 경영이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8년부터 노사 갈등으로 파업이 계속되면서 생산량에 차질을 빚은 데다, 지난해 닛산 로그 생산 중단으로 물량이 크게 줄면서 협력업체마다 타격이 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 비상 경영에 따른 납품단가 인하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협력업체 D사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이 끝나면 다음 차례는 협력업체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서 걱정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고, E사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XM3가 인기를 끌어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엔진 결함 문제가 터지면서 주문량이 줄어 버틸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자구책 마련 고심
일부 협력업체는 르노삼성차의 부진이 수년째 계속된 만큼,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당장 사정이 나아지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자체적으로 위기 극복 해법을 찾는 것이다. F사는 르노삼성차 납품 비중이 80%에 달했으나 생산 물량이 줄면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부품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 르노 쪽 비중을 줄였다. G사 역시 르노삼성차 대신 다른 완성차와 해외 전기차로 거래처의 비중을 늘리며 사업을 재편해 성과를 내고 있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은 지역 협력업체의 어려움으로 직결되는 만큼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이 지역의 고용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원기관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거래처 다변화를 위한 협력사들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 부품 협력사들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