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가 올려 부동산시장 교란 우려
- 국토부, 내달부터 시스템 개선
지난해 말 부산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매도한 40대 A 씨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를 조회한 이후 며칠 동안 끙끙 앓으면서 잠을 설쳤다. A 씨가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불과 열흘 전 거래된 같은 규모의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2500만 원이나 높은 것으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A 씨는 “아파트 내부 리모델링 정도나 조망 여부, 층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 줄 알고 있지만 계약 당시의 실거래가를 알았더라면 더 좋은 가격에 매도를 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매수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보면 가격 조정기에 들어간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몰라 수천만 원을 더 주고 아파트를 샀다고 호소하는 매수인들이 있다. 이러한 매도인과 매수인들은 “실거래가 신고 기한을 단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7일 국토부와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행 법규상 주택 거래 계약이 성사된 이후 한 달 이내에 공인중개사는 실거래가를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실시간 실거래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다소 낮은 가격에 거래된 매물과 달리 높은 가격에 거래된 매물의 실거래가는 대체로 한 달 뒤 신고되면서 낮은 가격을 형성해 거래를 활성화하는 일명 ‘가두리’ 수법으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실거래가 신고 기간을 현행 한 달에서 일주일로 단축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거래신고법을 개정해 주택 매매 거래 신고기한을 거래 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한 바 있어 추가 단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면 실거래가 신고 시스템이 투기꾼들의 호가 띄우기 용도로 쓰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계약서 작성만으로 실거래가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가의 계약을 한 뒤 취소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호가를 조작하는 교란행위가 부동산 시장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행법은 실거래가를 신고한 뒤 계약이 취소되면 그로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다. 다만 계약이 취소되면 해당 정보는 삭제되고 그사이 호가는 취소된 계약의 실거래가에 맞춰 형성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국토부는 다음 달부터 주택 매매 계약의 취소 내역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남기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신고된 계약이 해지됐다면 단순히 정보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거래가 해지된 사실을 표시하고 해제 사유 발생일을 공개하는 것이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 국토부의 실거래가는 매매의 절대적 기준 중 하나이면서 사실상 시세나 다름 없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며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에게 정확한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도입 취지를 감안할 때 계약 취소 내용의 반영은 매우 적절한 조처이고, 아울러 신고 기한 단축 여부도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