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철수 카드 꺼내들 가능성도
- 勞 “임단협 시간끌기에 압박까지
- 파업 등 단체행동 불가피” 반발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경고를 날리면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임원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사진) 부회장은 9일 부산공장 임직원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내 “부산공장의 공장 제조원가(차량 1대 생산하는데 제조 과정에서 소요되는 직간접 인건비·경비·감가상각비)는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캡처와 비교하면 배에 달한다”며 “이는 부산 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이어 “작년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부산공장이 뉴 아르카나(XM3 수출 차량)의 유럽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경쟁력을 향상하겠다고 약속했고, 그것을 믿고 르노그룹 최고 경영진을 설득해 부산공장 생산을 결정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뉴 아르카나가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하는 지금 부산공장은 최고 수준의 품질과 스페인에서 만드는 동일한 수준의 생산 비용,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 시장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르노그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하며 한국에 대해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의 생산력 강화를 당부하기 위해 임직원에게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르노삼성차 노조가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해 파업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르노그룹 차원에서 경고를 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 내 세계 19개 공장 간 생산 경쟁력을 비교한 자료를 덧붙이고,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 순위가 2019년 5위에서 지난해 10위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르노그룹이 노조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한국 공장 철수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작년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1, 2일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57.5%가 찬성하면서 파업을 가결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설 연휴 이후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조는 이날 총대의원회의를 열어 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임단협과 관련해 회사 측이 제시안을 마련하지 않고 시간 끌기를 하는 상황에서 르노그룹까지 압박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단합을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을 통해 임단협 협상을 해나갈 것이지만, 사측이 성의 없이 대응한다면 투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설 연휴 이후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