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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3-상> 은산해운항공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 초긍정 마인드로 ‘포워딩 중견기업 1위’ 우뚝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  |   입력 : 2021-02-23 19:20:22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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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생 대표 고등학교 졸업 뒤
- 운송회사서 19년간 경력 쌓아
- 37살 때 육해공 물류회사 창업

- 부산 등에 종합보세구역 소유
- 中·美·베트남 현지법인도 설립
- 30년새 주목받는 ‘그룹’ 발돋움

- 사업 운영상 ‘사람이 중요’ 인식
- 긍정 에너지 젊은 직원에도 전파
- 그의 특별한 마법 업계 1위 견인
   
1988년 동아대 캠퍼스에서 누군가에게 환하게 손짓하며 인사하는 양재생 대표. 그는 만학도로 이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중견기업 1위, 그 다음은

항구는 심장이었다. 뭇 생명의 삶과 번영을 위한 많은 것을 들고나게 하니 피를 공급하는 심장이잖은가. 그중에서도 부산은 한반도의 가장 큰 심장이다. 내륙 깊숙한 곳에서 태어났다지만, 바다를 품은 도시들을 어지간히 쏘다니고도 취재를 하며 이번에 비로소 깨치다니. 참으로 아둔하지만 많은 이가 그쯤인 것도 현실이다. 어쨌거나 심장이 피를 뿜으니 온몸으로 연결된 핏줄이 있을 터. 육로·철로·항공로가 그것이고, 이를 통해 실어 나르는 일이 ‘포워딩(forwarding)’이다.

   
부산 중구 중앙동 은산해운항공 사옥 로비에 내걸린 그 유명한 마법의 구호. 내방객도 유쾌해진다.
은산해운항공㈜. 1993년 11월 창업한 정통 ‘포워딩’ 업체로 이제 여러 관련기업까지 파생한 ‘기업군’, 세칭 ‘그룹’으로 성장했다. 업계 위상을 물으니 전국 4000여 개 동종업체 중 중견기업으로는 1위권이란다. ‘중견기업’이라는 그 전제, 좀 다른 시각으로 봐야겠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법률적 용어로,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나누는 일반적 표현이다. 그런데 뒤늦게 구분된 중견기업. 중소기업은 넘어섰으나 대기업에는 미치지 못하는 규모를 말한다. 대기업은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주 대상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된 소관부서다. 중견기업은 ‘중견기업 성장 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의 대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다. ‘규제’와 다른 ‘촉진’은 혜택과 성장 가능성을 의미하지만 왠지 벽이 느껴져 중견 이상의 기업을 물었다.

역시, 대기업군의 계열사로 자동차 등 모기업에서 생산되는 물류의 포워딩을 독점하는 그들이다. 굳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그 독점의 수익이 오너 경영권의 돈줄이 되는 것도 많은 이가 아는 바다. 어쩌겠나, 법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돈의 힘인 것을. 그래서 중견기업에 더 이상의 활로는 없는 것일까.

■사람이 제일의 자산

   
1만 평 규모의 강서구 화전컨테이너터미널 전경.
개인적으로 10년 넘는 외국생활을 끝내고 귀국하려니 모아둔 책 때문에 짐이 큰 컨테이너 분량이었다. 현지 이삿짐회사에 의뢰하니 포장부터 시작했다. 상자 개수만 확인해 트럭에 실리는 것을 보고 지인들과의 송별회로 며칠 바빴더니 이삿짐회사 직원이 자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 몇 권을 압수당하고 다른 건 무사히 배에 실렸다고 알려왔다. 비행기로 귀국해 며칠 기다리니 상자들이 집안까지 들어왔다. 이른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로, 참 편한 세상인 줄은 알았지만 세계화까지 되었을 줄이야.

의뢰인의 화물을 포장해 항구로 옮기고, 세관 등의 검사를 대행한 뒤 컨테이너에 실어 해운회사 선박으로 바다를 건너고, 도착한 항구에서 다시 세관 등의 수속을 거쳐 트럭으로 수송해 집안까지 넣어주는, 그 일괄이 ‘포워딩’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출국 국가의 불온(?)서적 검사에서 대한민국 세관 통관까지 대행한 것이니 수고가 여간 아니고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경남 함양 출신인 양재생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 있는 운송회사에 취업해 19년을 근무한 후 37세 때 은산해운항공을 설립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에 직원 몇 명 규모였을 터. 그런데 앞서 보았듯 포워딩은 물류 확보를 위한 영업, 수출입 대행을 위한 지식이 필수이니 사람이 기본자산이다. 육상 바닷길 하늘길을 실어 나를 수단이 없으면 업체에 의뢰해야 하니 역시 사람, 그 관계가 자산이다. 외국으로 보내고 실어오니 현지에 지사라도 없으면 파트너로 대신해야 한다. 또 사람이 자산이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화물을 하역하고 분류할 땅과 창고 장비도 있어야 한다. 물론 빌려 쓸 수 있다. 그러니 마땅한 사람만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별 거 아닐 듯도 싶다. 하지만 인건비 협력업체 비용 파트너 수수료 임대료 등 이리저리 떼고 나면 별반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쉬운 듯싶어도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더구나 살아남아 중견기업이 되고, 그중에서 1위가 된다는 건 특별하다.

■경이로운 성장

스토리텔링은 가시적 근거가 없으면 여차 허구의 이야기가 되어 감동과 되새김이 불가능하다. 간략하게 제시하는 까닭이니 절대 ‘라떼’의 ‘성공시대’로 여기지 마시길.

양 대표는 은산해운항공 설립 1년 뒤인 1994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한다. 수도권이 영업의 주 무대이지만 부산 본사를 유지한 건 지역기업으로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었으니 더 의미 깊다.

2002년 4월에는 은산물류창고㈜를 설립한다. 지금의 은산컨테이너터미널㈜로 창업 9년여 만에 5000평 규모의 물류부지를 소유하게 된 것이고, 현재 부산 인천 양산 애틀란타 등 10개 터미널 10만여 평이 종합보세구역으로 확장되었다.

2007년에는 은산수출포장㈜과 은산로직스㈜를 설립한다. 물류가 늘어나며 포장 전문화의 필요성과 컨테이너 운송의 체계화를 위한 것이다. 2008년 은산물류천진(天津·중국 톈진)유한공사 설립은 지사 성격의 현지법인으로 해외수익의 내실화다. 이어 2014년 미국 애틀랜타, 2016년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이밖에도 여러 공로와 많은 수상 경력이 있지만 구구절절은 그야말로 ‘라떼’가 되기 십상이기에 생략한다. 그렇지만 30년의 성장은 경이롭고, ‘은(銀)’이 ‘산(山)’처럼 쌓인 그 부(富)는 정녕 부럽다. 아, 그래서 ‘은산’인 모양이다. 그럼 이제 그 비결, 아니 근원을 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은산 가족의 呪文(주문)

지난해 여름, 아들의 여름휴가를 뺏어 생애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 소위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실행했다. 마지막 행선지 부산. 자갈치시장 앞에 있는 한 횟집에 지인과 함께 자리를 했더니 옆자리의 유쾌한 젊은 그룹의 목소리가 컸다. 결국 그들에게 가 톤을 낮춰줄 것을 부탁했고 예의 바르게 수긍했다. 자리를 파할 무렵 그쪽도 끝낼 분위기였다. 한 청년이 다가와 잠깐만 소란스럽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청년이 돌아가자 일행 모두가 잔을 들고 크게 외쳤다. “된다!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 젊은 패기려니 여기는데 부산 지인은 “은산 식구들이네” 중얼거렸지만 귓전으로 흘렸다.

양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중구 중앙동 은산해운항공 사옥에 들어서자 1층 로비 정면의 구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된다!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 긍정,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의 뇌리에 박힌 성공 주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특히 고달픈 청춘에게는 고리타분하거나 비현실적 구호로 여겨진다. 왜? 희망을 믿을 수 없는 시대이니까. 그럼에도 은산의 가족은 사석에서도 마법에 홀린 듯 환하게 외친다. 양재생의 그 비결은 다음 회에 이어진다.

김정현 객원논설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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