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 배송 국내 첫 사업자등록
- 항만~선박 2㎞ 40→5분 단축
- 물류사각지대 등 틈새시장 공략
한국해양대 해양벤처진흥센터에 입주해 있는 부산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드론 유상 배송’ 업체가 됐다. 총 인원이 9명인 소규모 조직이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 ㈜해양드론기술이 묘박지의 선박에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는 ㈜해양드론기술에 드론을 활용한 해상물품 배송을 위한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드론으로 물품을 나르는 시험 비행은 자주 있었지만 화물 배송을 포함한 사업등록증이 정식으로 교부된 것은 최초다.
이 기업은 최근 부산 남외항 부두에서 2㎞가량 떨어진 묘박지에 머무는 국내 내항선박에 휴대전화 유심카드 서류 소독약 마스크 등 선원이 필요한 경량물품을 드론을 통해 배송하는 실증작업을 했다. 물품을 정확하게 선박으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40여 분 걸리던 배송 시간도 5분 안팎으로 단축했다. 부산항공청은 3차례의 현장검증과 기술적 검토 등을 거친 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자 등록증 발급이 우리나라에서 드론 유상 배송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떠오른 점을 고려하면 물류사각지대 해소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육지가 아니라 바다 위를 비행하기 때문에 추락 등의 사고 발생 때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토부 항공정책실 관계자도 이번 사례는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드론 유상 배송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 상용화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 마련, K-드론시스템과의 연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양드론기술은 지난 2018년 9월 설립됐다. 해양드론 연구개발 및 운용서비스 제공, 전문인력 양성 등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황의철(50) 사장은 비대면 시대에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선원들을 위해 이 같은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외항 묘박지에는 한 해 5000여 척의 선박이 정박한다. 척당 선원이 20명이라고 가정하면 10만 명이 장기간 바다에 머무른다. 그러나 부두에서 선박으로 생필품 등을 나르게 되면 비용이 비싼 데다 즉각 공급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황 사장은 이런 문제점 해소를 위해 틈새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양드론기술은 앞으로 사업 대상을 국내 선박뿐 아니라 해외 선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일부에서 해상 드론 배송의 경우 육상에 비해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황 사장은 “세계 선용품시장 규모가 연간 45조 원, 국내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