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여·매매보다 세금 부담도 줄고
- 가처분 등 배우자공격 방어 가능
경영 컨설턴트의 소개를 받은 80세 부부가 전화도 없이 불쑥 사무실로 찾아왔다. 아들이 군인이라 며느리와 떨어져 지내다보니 며느리가 바람이 났다고 상담을 요청했다. 아들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거나, 이혼소송을 할 것이라는 낌새를 며느리가 알면 아버지가 열심히 벌어 아들에게 사준 김해에 있는 감밭(약 2000평 시가 30억 원)을 가처분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아들 명의로 돼 있는 감밭을 증여로 아버지 명의로 이전하거나 아니면 매매를 생각해보니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올 것으로 우려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두자니 가처분에 이어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시간에 쫓기고 마음은 급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주위에 있는 회계사 세무사 등을 비롯해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을 만나 상담해 봤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우연히 알고 지내던 경영컨설턴트를 통해 법무사를 소개받아 왔다고 말했다. 일단, 세금부담 없이 며느리의 가처분 등을 피할 방법이 무엇이냐고 문의했다.
노부부의 걱정거리를 현행 민법으로 검토해 보면 아들이 아버지에게 감밭을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일단 증여세가 약 10억4000만 원 예상되고, 며느리의 문제가 잠잠해 다시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하게 되면 증여세만 또다시 약 10억4000만 원이 예상된다. 만약 증여세가 두려워 매매를 할 경우에도 양도소득세가 만만찮다. 그래서 부모를 공동수탁자로 해 감밭을 신탁으로 이전하면 등록면허세 6000원과 지방교육세 1200원밖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며느리가 공격하면 100% 안전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비상조치로서 이보다 좋은 제도는 없다. 며느리가 공격해 오더라도 최대의 방어가 가능하도록 신탁 설계를 해보자고 상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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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
상담을 토대로 부모를 공동수탁자로 하여 부모 모두 생존 시에는 공동관리하고 배우자 1인이 먼저 별세하거나 치매에 걸리면 생존배우자가 관리하도록 기초를 잡았다.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해 처분할 경우 절세를 위해 부모, 아들을 공동수익자로 하면서 처분 대금을 3분의 1씩 분배하고, 나아가서 부모 모두 별세해 신탁이 종료되면 감밭은 아들 앞으로 반환하는 귀속등기를 이행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신탁 설정 시나 귀속 시에 세금 부담이 없고 일단 바람난 며느리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이를 설계하면서 신탁은 고무처럼 탄력적이지만 계약만큼 보편적 성격을 가진 제도이다. 이것은 아마 영국 변호사들이 만든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는 신탁 명언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된다.
이종우 법무사법인 리앤박 대표법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