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 대 주택 증여세만 2억여 원
- 신탁하면 소유권 제한·절세 가능
부산 동래구청에서 필자의 강의를 들은 75세 노인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밀양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군 복무를 마치고 20대 후반에 홀로 부산에 내려와 신발공장에 근무하는 등 온갖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열심히 살아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아들 2명에게도 조그마한 아파트를 사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장남에게는 애정이 많아 해운대 마린시티에 30평대 시가 10억 상당의 아파트를 하나 구입해 주었다. 그런데 2년도 되지 않아 은행 대출을 3억 원 받아 낭비한 사실을 등기부열람을 해보곤 알게 되었다고 했다. 장남 명의로 아파트를 그대로 둘 경우에는 몇 년이 지나면 아파트를 날려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속한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부동산중개업자, 법무사등을 만나 상의해 보았으나, 증여와 매매이외에는 장남이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런 상담 과정에서 신탁을 공부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법무사를 만나 상담해보면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노인의 고민거리를 현행 민법으로 검토해보면 장남 명의 아파트를 아버지가 증여로 다시 받아온다면 증여세가 2억4000만 원으로 예상된다. 매매할 경우에는 1세대 1주택이라 양도소득세는 없지만 언젠가 다시 사주려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시세로 매입한다고 하더라도 매입자금 증여에 대한 증여세를 2억4000만 원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아버지를 수탁자로 해 아파트를 신탁으로 이전하면 등록면허세 6000원과 지방교육세 1200원밖에 들지 않는다. 당장의 세금 부담없이 장남의 소유권을 제한할 수 있는 신탁설계를 해보자며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을 토대로 아버지를 수탁자로 해 아버지 생존 시에는 아버지가 관리하고 아버지가 사망하거나 치매에 걸리면 동생이 승계수탁자가 되어 관리하도록 기초를 잡았다.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해 처분할 경우 절세를 위해 아버지 장남 동생을 공동수익자로 하면서 아파트를 처분할 때는 처분대금을 3분의 1씩 분배하고, 나아가 아버지가 사망해 신탁이 종료되면 신탁재산인 아파트를 장남 앞으로 반환하는 귀속등기를 이행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이렇게 하면 신탁 설정 시나 귀속 시에 세금 부담이 없고 일단 신탁등기를 통해 장남의 낭비벽을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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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
영국인들이 이룩한 가장 빛나고 위대한 업적을 뽑으라면 나는 몇 세기에 걸친 신탁제도의 발전이라는 명언을 다시 한 번 음미하게 된다.
이종우 법무사법인 리앤박 대표법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