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기관장 별다른 움직임 없어
- 野 과거 사직 종용 고발 전력 탓
- 적극적으로 물러나란 공세 못 펴
- 市도 거취 표명 기다리는 분위기
부산도시공사 김종원(사진) 사장이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부산시 산하 공기업 수장 가운데 처음으로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과 함께 오거돈 전 시장이 임명한 시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사장은 10일 오전 공사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임직원들에게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사장은 박 시장에게도 최근 건강 상태 악화로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기 힘들어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2018년 11월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공사 창립 멤버이면서 내부 출신 첫 사장인 그는 시 산하 공공기관장 중 업무 장악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부산의 미래 동력인 오시리아 관광단지 개발의 주역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이날 “새 시장과 함께 한창 일을 해야 하는 공기업 사장이 건강을 챙긴다며 병가를 계속 쓰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엄중한 시기를 맞아 공사와 부산시, 부산 시민을 위해 이제는 물러나는 것이 고위 공직자의 자세라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공사 내부는 물론 다른 공공기관도 술렁인다. 박 시장 취임 이후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이은 두 번째 공공기관장의 사의 표명이지만 시의회의 인사청문회 대상인 6대 공기업(교통공사·도시공사·시설공단·환경공단·관광공사·부산지방공단스포원) 대표 중에서는 김 사장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추연길(시설공단)·배광효(환경공단) 이사장과 정희준(관광공사) 사장이 김 사장과 함께 2018년 11월에 취임했고, 이상혁(스포원) 이사장은 그해 12월, 이종국(교통공사) 사장은 2019년 1월 취임했다. 특히 김 사장은 여권 및 오 전 시장과의 인연도 그다지 없어 나머지 공공기관장들보다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그는 “적어도 기관장이라면 인사권자의 행보에 따라 거취를 고민하는 것이 인사권자, 해당 기관과 구성원, 나아가 시민을 위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야권 일각에서는 “가장 먼저 물러나야 할 기관장이 임기에 연연한다”면서 시 산하 몇몇 공공기관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한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거나 임기가 비교적 많이 남은 기관장이 주요 대상이다. 하지만 야권은 오 전 시장 취임 이후 시가 서병수 전 시장이 임명한 공공기관장의 사직을 종용했다면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시 공무원 6명을 2019년 검찰에 고발했던 터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 사건의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시도 이 같은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탓인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공공기관장들이 자발적으로 거취를 표명해주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는 역력해 보인다. 김윤일 경제부시장은 “(김 사장이)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좋지 않아서 사의를 표명했으며, 다른 기관장들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